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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7호' 치킨집 사장님이 2만원짜리 치킨 '무료'로 줬다가 받은 손편지

한 고등학생에게 공짜 치킨을 준 한 치킨집 사장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스타트업'


[인사이트] 조세진 기자 =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는 지금, 코로나란 재난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욱 가혹하다. 


사고로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7살 어린 동생과 살아가는 18살 고등학생에게도 재앙은 피해가지 않았다. 


고등학생은 생활고를 버티기 위해 나이까지 속여가며 알바를 했지만 이마저도 잘렸다. 


밥상은 더 가난해졌다. 이제 초등학교 4년인 동생이 치킨을 먹고 싶다며 조르는데 형이 손에 쥔 돈은 5천 원이 전부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사진=제보자


우는 동생을 달래는 방법은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밖에 없었다. 형 옆에 딱 붙은 동생은 치킨집 간판만 보이면 "저기 가보자!"고 재촉했다. 


이런 동생을 보며 가슴이 아팠던 형은 발걸음을 옮긴 치킨집에서 "조금이라도 좋으니 5천 원에 먹을 수 있을까요?"라고 어렵사리 물었지만 바로 쫓겨났다. 


그렇게 몇 군데나 돌아다녔을까. 같은 상황을 당할까 치킨집 간판 앞에서 쭈뼛대는 형제를 향해 한 남성이 다가왔다. 


치킨집 사장님이었던 그는 형제를 불러 들어오라고 하더니 콜라 두 병과 함께 푸짐한 양의 치킨을 대접했다. 


인사이트사진=제보자


'혹시 비싼 걸 주시고 어떡해서든 돈을 내게 하면 어떡하지...'


치킨을 먹으면서도 단돈 5천 원 뿐인 상황이 걱정스러웠던 형은 도망갈까 생각도 했다. 


그때 사장님이 "맛있게 먹었어?"라며 말을 걸어왔다. 두 사람 사이에 이런저런 대화가 오갔고, 형은 자신의 사정을 털어놓았다.


형제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사장님은 "영수증을 뽑아줄 테니 나중에 와서 계산해"라며 가게를 떠나는 이들의 손에 사탕까지 쥐여줬다. 


형은 너무 미안한 마음에 다음날에 찾아가 계산을 하려 했지만 사장님은 오히려 큰소리를 내며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스타트업'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극한직업'


사장님의 따뜻한 선행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사장님은 덥수룩한 동생의 머리를 보고 근처 미용실에 데려가 머리를 깎여 집에 돌려보내기도 했다.


고등학생 형은 그 뒤로 죄송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찾아뵙지 못했는데 요즘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는 말들이 들리니 사장님의 소식이 궁금해졌다고 전했다.


"처음 보는 저희 형제에게 따뜻한 치킨과 관심을 주신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앞으로 성인이 되고 돈 꼭 많이 벌어서 저처럼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면서 사는 철인7호 홍대점 사장님 같은 멋있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해당 사연은 지난 16일 인사이트 앞으로 날아온 한 장의 편지를 각색한 것이다.


사연 속 고등학생은 "철인 7호 사장님이 베풀어준 잊지 못할 은혜와 사랑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 편지를 쓰게 됐다"라고 전했다.


여느 가게들처럼 이들을 그냥 모른척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철인7호 사장은 이들을 모른척하지 않았다. 덕분에 형제는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