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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에게 '반성문' 쓰게 한 강남 아파트 주민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에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결국 그만 둔 경비원이 그간 겪은 피해 사실을 자세히 밝혔다.

via JTBC 뉴스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에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결국 그만 둔 경비원이 그간 겪은 피해 사실을 자세히 밝혔다. 

 

1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반성문을 쓰라고 요구한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에 큰 스트레스를 겪고 일까지 그만 둔 경비원이 출연했다.

 

익명을 요청한 경비원 A씨는 지난 12월, 문제의 입주민 B씨가 아파트로 이사 온 시점부터 갑질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이사 하루 전날 B씨와 도배업자 사이에서 도배대금을 놓고 다툼이 발생했고 A씨는 문제가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경찰을 불렀다.

 

그러면서 불똥은 A씨에게 튀기 시작했다. B씨가 "경비원이 불법 침입한 도배업자를 왜 못 내쫓느냐 그러고도 무슨 경비 일을 하느냐"며 고함치기 시작한 것. 

 

해당 도배업자는 불법 침입자도 아니었고 도배대금을 받으러 온 사람이었다. 

 

쫓아낼 이유가 없었지만, 입주민과 마찰을 겪지 않으려 했던 A씨는 "잘못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고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 

 

6개월 뒤 B씨는 A씨에게 느닷없이 "그동안 뭘 잘못했는지 생각 좀 해봤냐"면서 '사과문'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A씨는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눈을 딱 감고 사과문을 써줬으나 B씨는 "이걸 사과문이라고 썼느냐. 불법 침입자를 못 쫓아냈다는 걸 분명히 쓰라"며 다시 사과문을 요구했다.

 

B씨의 갑질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새벽 2시에 인터폰을 넣어 아파트 옆에 있는 놀이터의 학생들을 내쫓으라는 등 요구를 했고, 사과문을 쓴 이후에는 용역업체와 해당 아파트 관리소장에게 민원을 넣어 A씨를 압박했다.

 

상황이 이쯤 되자 4년간 일해온 곳에서 경비 일을 지속하기 위해 꾹 참아온 A씨도 더는 버틸 수가 없었고 결국 일을 그만두기에 이르렀다.

 

한편 이번 사건을 언론에 제보한 것은 B씨의 갑질을 보다 못한 해당 아파트의 또 다른 입주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다른 입주민들과 관계가 좋아도 한 사람과 트러블이 생기면 지속하기 어려운 게 경비 업무"라며 일을 그만둔 이유를 밝혔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