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6일(월)

매일 아침 숙취 시달리는 희귀병 앓던 남성이 건강한 '똥' 이식받고 보인 놀라운 변화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술을 단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도 알 수 없는 취기를 느꼈던 남성이 '똥'의 영험한(?) 힘으로 씻은 듯이 나아 눈길을 끌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미국 학술 저널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는 술을 마시지 않고도 취한 듯한 증상을 보이다 똥을 이식받고 건강을 되찾았다는 한 남성의 사례가 소개됐다.


매체에 따르면 벨기에에 사는 47세 남성 A씨는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음에도 취한 듯 정신이 몽롱한 현상을 약 두 달간 겪었다.


A씨는 매일 아침 속이 쓰린 숙취와 메스꺼움, 어지럼증을 겪으며 원인을 알 수 없는 취기를 느꼈다. 심지어 차를 몰고 가다 경찰에 음주운전으로 걸려 면허증을 잃는 억울한 일까지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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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EBS '다큐 프라임' 


결국 A씨는 인근 겐트대학교(Ghent Universit) 병원에 입원하게 됐고 의사로부터 자동 양조 증후군(ABS)이라는 희소병 진단을 받았다.


자동 양조 증후군은 효모와 희귀 박테리아가 주된 원인으로 몸 안에 들어온 탄수화물이 위와 소장 앞쪽에서 알코올로 바뀌는 질환이다.


A씨가 겪었던 현상 역시 몸에서 알코올을 만들어 내면서 간헐적으로 겪은 취한 증상이었던 것. 의사는 약 처방으로도 호전되지 않자 A씨에게 '대변 이식'을 권유했다.


대변 이식술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 존재하는 유용한 미생물을 선별해 환자에게 이식하는 시술이다. 실제로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장내 세균으로 인한 질환에 대변 이식술이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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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경우 알코올을 만드는 유해균을 없애고 장내 미생물 군집을 변화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


그는 똥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발상이 믿기지 않았지만 의사의 권유를 받아들여 딸에게 건강한 대변을 기증받았다.


그러나 반신반의 했던 똥의 힘은 상상 이상이었다. 약으로도 별 효과가 없던 병이 점차 호전되더니 치료 시작 34개월 만에 결국 완치 판정까지 받게 된 것이었다.


남성은 매체에 "대변 이식 덕분에 탄수화물이 잔뜩 들어간 식단은 물론 이제는 편하게 술도 마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A씨의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 역시 "자동 양조 증후군은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남성의 사례처럼 대변 이식이 치료하기 어려운 장 발효 증후군을 가진 다른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