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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목숨 걸고 '아내 임종' 지켜보다 코로나19 감염돼 하늘나라 따라간 할아버지

감염 위험을 알면서도 코로나19 걸린 아내 옆에서 임종을 지켜본 할아버지가 3주 후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났다.

인사이트Facebook 'Scott Hooper'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90세의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두려움에 위험한 줄 알면서도 아내의 병실로 걸음을 옮겼다.


할아버지는 모두의 걱정을 뒤로하고 병든 아내의 옆에 앉아 연신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3주 뒤 그는 아내 곁으로 떠났다.


지난 8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코로나19에 걸린 아내의 임종을 지켜본 후 감염돼 3주 만에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 샘 렉(Sam Reck, 90)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샘은 지난 1일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클랜드 지역보건의료원에서 코로나19로 생을 마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의료진들은 그가 3주 전 같은 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아내 조안(Joann, 86)으로부터 감염된 것이라고 확신했다.


조안의 아들 스캇 후퍼(Scott Hooper)에 따르면 조안은 지난해 치매 진단을 받은 이후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었고 30년 전 재혼한 남편 샘은 같은 동네의 아파트에 거주했다.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더이상 아내를 보러 올 수 없게 된 샘이 딱 했던 요양원 직원들은 조안이 아래 식당에 앉아있는 동안 샘이 아파트 바깥 발코니에서 서로를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샘과 조안은 요양원 내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커플로 유명했다.


인사이트Facebook 'Scott Hooper'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일주일에 단 세 번 멀리서 서로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샘과 조안은 발코니에서 비밀리에 만나야 했던 로미오와 줄리엣과 똑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결혼한 지 30년이나 됐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깊이 사랑했고 매일 그리워했다.


지난 3개월 동안 두 사람은 이렇게 먼발치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그리고 지난 7월 조안은 기침과 열병을 앓기 시작했고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지역보건의료원으로 이송됐다.


인사이트


인사이트Facebook 'Scott Hooper'


가족들은 조안에 인공호흡기를 장착하지 않는 대신 완화 치료실로 옮겼다.


얼마 후 조안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게 돼 가족들은 마지막으로 그를 방문할 수 있게 됐다.


그러자 90세 고령의 남편 샘은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기꺼이 위험을 무릅쓰고 아내의 임종을 지켜보기로 했다.


의료원이 공개한 사진에는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두 개의 마스크를 하고 보호복을 입은 샘이 조안을 바라보는 모습이 담겼다.


인사이트


인사이트Facebook 'Scott Hooper'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사랑을 속삭이는 샘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후 조안은 결국 남편의 손을 꼭 잡은 채 영면에 들었다.


그로부터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샘 역시 코로나19 양성반응을 보였다. 아내의 임종을 지켜본 그 날 감염된 것이다.



인사이트Facebook 'Scott Hooper'


샘은 조안이 입원했던 바로 그 방에 입원했고 감염된 지 3주 만에 아내를 따라 세상을 떠났다.


두 사람의 딸 홀리 렉(Holly Reck)은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족) 중 누구도 아버지를 설득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아버지는 어떻게든 어머니를 보기 위해 그곳에 갔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30년의 세월을 함께하고 나란히 세상을 떠난 노부부의 사연에 미국에서는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