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빼고는 말 못하는 한국인들의 상황별 멘트 4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말은 내뱉는 곧이 곧대로 해석했을 때 그 의미가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다. 말에는 맥락이 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마치 그 속이 잘 보이지 않는 상자와 같다. 그렇기에 우리는 상자의 겉만 보고서 그 속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 감히 짐작할 수 없다.

특정 단어의 경우 맥락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의미를 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단어가 바로 '진짜'이다.

'진짜'라는 감탄사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어조로 표현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외국인이 들으면 어떤 의미인지 헷갈리겠지만 이미 진짜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한국인들은 찰떡같이 상황을 알아듣는다. 아래 '진짜'라는 단어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확인하고 공감해 보자.

1. 무엇인가 신기할 때: "진짜..‼"

tvN '그녀의 사생활'

먼저 신기한 사실을 들었을 때 그 사실에 감탄하거나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을 때 우리는 "진짜? ‼"라고 말한다.

이때 말하는 '진짜'는 놀랍거나 믿기 힘듦을 표현하는 것이다. "우와 그거참 신기하다", "정말 믿을 수 없어" 등의 말 대신 '진짜' 한 마디면 모든 게 표현 가능하다.

2. 무엇인가 안타까울 때: "진짜..?"

MBC '라디오스타'

또 우리는 좋지 않은 소식을 들었을 때도 '진짜'라는 말을 한다. 안타까움의 마음을 한껏 담아 "진짜..?"라고 말한다.

이때 '진짜'는 안타까운 상황을 애써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오는 말로, "정말 안타깝다", "이게 진짜일 리 없어" 등의 말을 늘여놓는 대신 한마디면 안타까움을 고스란히 전할 수 있다.

3. 무엇에 공감할 때: "진짜ㅋㅋ"

tvN '코미디빅리그'

종종 친구가 하는 이야기에 공감될 때 '진짜'라는 말을 한다. 특히 공감되는 내용이 유쾌하고 재미있을 때 "진짜!"라고 한다.

그리고 문자나 카톡 같은 텍스트로 쓸 때는 'ㅋㅋㅋㅋ...'와 같은 웃음을 덧붙여 그 의미를 구체화하기도 한다. '진짜'와 'ㅋ'만 있으면 유쾌함을 표현하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다.

4. 무엇에 화가 날 때: "즌쯔....아"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우리는 화가 나거나 답답한 마음도 '진짜'라는 외마디로 표현한다. 사실 이때는 "진짜"라고 발음을 정확하게 하기 보다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즌쯔....아"라고 한다.

사실 화를 낼 때 사용하는 '진짜'는 화를 내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화를 누그러뜨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누군가 분노에 찬 얼굴로 "진짜"라고 말한다면 옆에서 화를 돋우지 않도록 조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