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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최동수 기자 = 당신은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가 무엇인지 아는가.
프랑스, 영국 등 서양 국가에서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최초의 금속 활자는 바로 우리 조상들이 만든 '직지심체요절'이다.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만들어진 '직지심체요절'은 서양 최초 금속활자본인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보다 78년이나 앞서 제작됐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한 '직지심체요절'은 어떤 이유 때문인지 우리나라가 아닌 프랑스의 국립도서관에서 발견됐는데 당시 '직지심체요절'은 일반 서적들과 섞여 가치를 알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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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잠자던 '직지심체요절'은 한국인 여성이자 역사학 박사인 박병선씨에 의해 세상에 밝혀지게 된다.
1955년 한국 여성 최초로 프랑스 유학 비자를 발급받아 유학길에 오른 박 박사는 대학 은사인 이병도 전 서울대 교수의 부탁으로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가 가져간 고서들을 찾기 시작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임시 사서로 근무하며 고서 찾기에 몰두한 박 박사는 동양 문헌 실에서 깊숙이 숨겨져 있던 '직지심체요절'을 발견했다.
'직지심체요절'을 읽은 박 박사는 이 고서의 가치를 파악하고 수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1972년 열린 파리 고서전에 참가한 박 박사는 '직지심체요절'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임을 발표하지만 이를 인정하기 싫었던 서구학자들은 박 박사에게 엄청난 비난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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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 박사는 포기하지 않고 '직지심체요절'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철저한 국제적 검증을 받았고 결국 '직지심체요절'은 최초의 금속활자본으로 인정받게 된다.
'직지심체요절' 발견 이후에도 박 박사는 한국 고서를 찾는 데 더욱 매진하게 되는데 그러던 중 1975년 베르사유 궁전 책 보관소에서 우연히 '외규장각 의궤'도 발견했다.
발견과 동시에 매일 의궤를 연구한 박 박사는 1976년 이 의궤를 한국 언론에 알렸고 이에 격분한 프랑스 정부가 그를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 자리에서 해고했다.
1967년 발생한 '동백림' 사건으로 인해 프랑스로 귀화했던 박 박사에게 프랑스인들은 "반역자", "한국의 스파이"라며 멸시했다. 하지만 박 박사는 개인 자격으로 프랑스 국립 도서관에 매일 출석하며 의궤 반환에 가장 앞장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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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박 박사가 찾은 의궤 297권은 지난 2011년 4월 한국에 돌아왔다. 비록 '대여'라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145년 만의 귀환이었다. 평생을 바쳐온 의궤 반환을 지켜본 박 박사는 그해 11월 직장암으로 인해 프랑스에서 세상을 떠났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된 '외규장각 의궤'에는 잃어버린 우리나라의 고서를 찾기 위해 먼 타지에서 노력해온 박 박사의 혼이 깃들어 있다.
한편, 정부는 박 박사에게 문화재 발견과 반환에 기여한 공을 인정해 지난 2007년 국민훈장 동백장, 2011년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했으며 그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