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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타임스에 실린 '코로나19' 최전선 한국 간호사가 그린 그림들

한 대학병원의 오영준 간호사가 그린 코로나19 의료현장 모습이 미국 LA타임스에 소개되며 그와 한국의 코로나19 의료현장이 집중조명됐다.

인사이트Los Angeles Times 홈페이지 갈무리 화면


[인사이트] 박수은 기자 = 한국화를 전공하던 미술학도는 새로운 꿈을 안고 아픈 이들을 돌보는 나이팅게일이 됐다.


그리고 그는 간호사로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을 한 폭의 그림으로 담아내며 현직 간호사는 물론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일간 LA타임스(Los Angeles Times)는 한국인 간호사가 직접 그린 코로나19 의료현장을 소개하며 그림을 그린 이와 그림 속 주인공인 한국의 의료진을 집중 조명했다.


외신까지 관심을 보인 해당 그림을 그린 이는 바로 인천 가천대학교 길병원에서 8년째 간호사로 근무 중인 오영준(34)씨다.


인사이트Facebook 'nursingstory'


'그림 그리는 간호사'라 불리는 오영준 간호사는 화가라는 꿈을 품고 미대에 입학해 한국화를 전공했지만 군 생활 중 진로에 대한 고민 끝에 전역 후 가천대학교 간호대학으로 편입했다.


졸업 후 2012년부터 가천대 길병원에서 근무하게 된 그는 환자의 중증도가 높은 내과 중환자실에서 근무 중이다.


오영준 간호사는 2015년부터 자신의 또 다른 적성을 살려 태블릿PC로 동료 간호사들의 애환을 웹툰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촌각을 다투며 한시도 마음을 내려놓을 수 없는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들이 느끼는 애환과 고충 등을 담은 짤막한 에피소드들은 페이스북 등 SNS에서 유명세를 치르며 전국의 현직 간호사와 예비 간호사들의 공감과 함께 '좋아요' 세례를 받고 있다.


인사이트Facebook 'nursingstory'


그리고 얼마 전부터 2020년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창궐한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의료진들의 일상을 그림에 담기 시작했다.


오영준 간호사는 최근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국가 지정 음압격리병상에 투입됐다. 그가 신종 감염병 현장에 투입된 것은 2015년 메르스 이후로 두 번째로, 두 번 모두 자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종 바이러스를 직면하며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옛 전공을 살려 코로나19와 싸우는 동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가 담아낸 그림에서는 '레벨D' 방호복으로 환복하는 모습, 두 겹의 장갑을 낀 채 주사를 놓으려는 모습, 중증 환자에게 '체외막산소요법(ECMO)' 처리를 하고 병상 옆에서 지켜보는 모습, 마침내 격리병동에서 나와 샤워를 마치고 머리를 말리는 모습 등 치열한 진료의 순간부터 모든 걸 끝내고 한시름 놓는 모습까지 우리가 보지 못하는 의료진들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인사이트Facebook 'nursingstory'


그가 표현한 의료진의 일상에서 한 가지 눈에 띄는 장면이 있다. 격리병동 안에서 밖에 있는 동료들에게 전할 말을 유리창에 글을 쓰는 의료진의 모습이다. 빠르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밖에서 알아보기 편하게 좌우 반전된 '미러 이미지'로 글을 쓰는 것이다.


이처럼 LA타임스를 비롯한 외신들은 그가 그린 그림을 주목하며 한국의 코로나19 격리병동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외신이 주목하기에 앞서서 이미 그의 수많은 동료들은 생생한 현장감에 공감을 표하는 댓글을 달며 짧은 순간이나마 그림을 보고 서로에게 위로를 주고받고 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Facebook 'nursingstory'


수많은 중증 환자들 곁에서 오영준 간호사는 간호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맡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


그를 비롯한 우리나라 코로나19 의료진들은 오늘도 통풍이 되지 않는 방호복을 입고서 치열한 의료현장으로 걸어들어 가고 있다. 마치 어둠 속 불을 밝히려는 듯 가장 어두운 바이러스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들어가는 모습이다.


한편 오영준 간호사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사 이야기'는 6만 8천5백여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는 지난해 6월 첫 개인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그림 그리는 간호사'로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인사이트Facebook 'nursing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