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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생활관 진화 50년이상 걸렸다… ‘콘셋막사’서 침대형으로

수십 명이 한 곳에서 속칭 ‘칼잠’을 자던 공간이 침대형으로 바뀌는 데 50년이 넘게 걸렸다.

 

수십 명이 한 곳에서 속칭 '칼잠'을 자던 공간이 침대형으로 바뀌는 데 50년이 넘게 걸렸다.


18일 국방부에 따르면 병영생활관은 1950년대 천막·콘셋막사(반원형 막사)에서 지난 2004년부터 침대형 생활관으로 바뀌고 있다. 

1950년대에는 제대로 된 주거시설이 없어서 미군부대에서 사용하던 '콘셋막사'에 병사들을 수용했다. 1960년대에는 'A형 막사'(A자 모양의 막사)에서 소대 단위로 생활했다. 가운데 통로를 두고 양쪽으로 비좁은 공간에 수십 명이 집단 수용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열악했다.
 
1970년대에는 그나마 사정이 나아져 통합막사에서 2개 분대나 1개 소대가 함께 지냈다. 10년이 지난 1983년에 현대화 막사가 건립되어 1~2개 분대 단위로 생활했고 상자형 나무 관물대도 캐비닛 형태의 옷걸이형 관물대로 교체됐다. 

병영생활관은 2000년대 들어서야 엄청난 변화를 맞게 된다. 지난 2004년 병사 8~10명이 개인별 침대를 가진 침대형 생활관이 보급됐다. 과거 20~30명이 '칼잠'을 자던 장소가 사실상 개인화된 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이에 따라 병영생활관내 병사 1인당 사용 면적이 4.9㎡에서 6.3㎡으로 늘어났다. 생활관 주변에 사이버지식정보방, 도서관, 체력단련장, 노래방, 목욕탕 등의 편의시설도 갖췄다.

국방부는 병영생활관 부속시설 개선을 위해 올해 추경예산안 165억원을 증액했다.

최근에는 병영생활관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입대 3개월 이상 차이가 나지 않는 동기들로 '동기생활관'이 편성됐다.  

선임병의 간섭과 통제가 없어 마음 편히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일과 후에 선임병의 심부름을 하거나 청소를 도맡아 할 필요도 없고 동기들끼리 업무를 분담하다 보니 가혹행위 발생 소지도 줄었다. TV를 보거나 책을 읽는 등 개인 시간을 보낼 때도 눈치 안 봐도 된다.

동기생활관 병사들 스스로 생활관 자치 규율을 정해 말년 병장에게 우선권이 주어졌던 'TV 채널 선택권'도 병사들 다수결로 결정한다. 

병사 상호간 관등성명을 복창하는 것을 금지했고 돈을 모아 전역자에게 선물하는 관행을 없앴다. 선임이 후임에게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키면 벌금을 물리도록 규율을 정한 동기생활관도 생겨났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6개월 단위로 침대 위치를 변경한다든지, 위생을 위해 매일 샤워를 의무화한다든지 한층 구체적인 자치 규율을 정하는 생활관도 있다"면서 "그간 생활관에서 벌어졌던 불합리한 서열문화가 사라지고 평등하고 합리적인 병영문화가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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