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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이상 맞으면 '여자' 자격 있음"···일본 10대들 사이서 유행 중인 '여자력 테스트'

일본에서는 10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여자력이란 말이 어린 10대 소녀들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너와 100번째 사랑'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남녀의 역할을 구분 짓는 건 오래된 고정관념이다.


간호사나 스튜어디스를 생각하면 으레 여성을 떠올리고 남성이 요리를 못하고 빨래를 못 하는 게 당연시되는 그런 관념이다. 


오늘날에는 성 역할을 구분하지 않고 양성이 평등하게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인데, 일본에서 최근 이에 역행하는 하나의 놀이가 유행 중이다.


바로 '여자력' 테스트라는 것이다. 


여자력이란 일본에서 지난 2009년 유행어 대상에 선정된 단어로 '남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한 여성스러움'을 의미하는 말이다. 


인사이트여자력 빙고 /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일본에서 유행 중인 '여자력 빙고' 게임을 보면 여자력을 위해 여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먼저 여자력을 갖추기 위해 세탁기를 자주 사용해야 하고, 적게 먹어야 한다. 핑크색을 좋아해야 하고 가슴은 C컵 이상이 돼야 한다. 


또 스타벅스에서 인증샷을 찍은 경험이 있어야 하고 꾸미는 것을 좋아해야 하며 한 달에 한 번은 미용실을 가야 한다. 


요리가 특기인 것도 여자력 중 하나다. 과자 만들기가 취미여야 하며 손수 도시락도 만들어야 한다. 


인사이트tvN '외계통신'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현재 유행하는 여자력이란 일본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남자에게 인기를 끄는 비결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암묵적 동의를 강제한다. 


일본 기업들은 이를 하나의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일본 서점에 가면 이른바 '여자력 개발서'가 매대 한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너의 이름은'에서도 "여자력이 높네"라는 대사가 나올 정도. 


인사이트


인사이트tvN '외계통신'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남녀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성 평등 순위는 조사 대상 국가 153개 나라 중 121위로 역대 최하위를 기록했다. 


일본의 여성 중의원은 10.1%에 불가했고 지난해 내각 개편된 장관 19명 중 단 1명 만이 여성이었다. 


남녀 임금 격차도 오히려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아사히 신문은 한국과 비교하며 "여성 장관 비율에서 격차 축소로 순위가 올라간 한국에게 전체 순위에서도 밀리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