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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 적응 못한 북극곰…‘생존 힘들다’

북극곰이 북극의 여름 기온 상승에 따른 먹잇감 부족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북극곰이 북극의 여름 기온 상승에 따른 먹잇감 부족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북극곰이 먹잇감이 부족하면 일종의 '유사 겨울잠'(walking hibernation)에 들어갈 것으로 봤으나 조사 결과 북극곰들은 단순히 굶는 상태가 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보고서 저자들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북극곰이 지구온난화로 더워진 환경에서 생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북극곰은 2008년 미국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당시 미 내무장관은 바다위 얼음의 급격한 감소는 북극곰의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극곰은 바다 얼음위에서 주로 바다표범을 잡아먹고 살고 있으나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여름 기간 먹잇감을 찾기 어려워졌다. 

북극곰은 먹잇감이 줄어들면 움직임을 줄이는 유사 동면에 들어감으로써 칼로리 섭취 감소에 적응할 것이라는 주장이 과학계 일부에서 제기됐다.

이러한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위험하고 많은 비용이 드는 실험에 착수했다.

미 알래스카 북부 보퍼트해(海)에서 20마리가 넘는 북극곰을 대상으로 이동 경로를 위성으로 추적하고 생리 내역을 기록했다. 

과학자들은 북극곰이 먹이가 부족한 여름철에 움직임을 최소화할 것으로 봤으나 그냥 굶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 대표 저자인 존 화이트먼 미 와이오밍대 교수는 "북극곰의 신진대사는 동면하는 곰이 아니라 먹이가 제한된 포유류에 훨씬 가까웠다"며 "만약 인간이 수주일간 식량이 부족한 상태로 지내면 북극곰 조사에서 나타난 데이터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극곰은 먹잇감과 관련해서는 행동을 바꾸지 못했으나 차가운 바닷물 속 수영에서는 뛰어난 적응력을 보였다고 연구보고서는 밝혔다. 

한 암컷 북극곰은 해안에서 얼음까지 약 644㎞ 거리를 9일간 헤엄치는 놀라운 수영 능력을 보였다. 

화이트먼 교수는 "북극곰이 차가운 북극해를 헤엄치는 데서는 뛰어난 적응력을 보였지만 이것이 먹잇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생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북극곰의 개체수가 줄어들 것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는 200여명의 인력과 쇄빙선 한 척, 여러 대의 헬기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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