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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분들 힘내이소"···노점상 하며 모은 마스크 40개·현금 100만원 기부한 70대 할머니

지난 16일 울산남구남부경찰서에 한 70대 노인이 마스크와 100만 원의 돈을 기부한 사연이 전해져 감동을 주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울산남구남부경찰서


[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이거 서장님 주이소"


16일 오후 네 시쯤, 울산시 남구 남부경찰서에 백발이 성성한 70대 노인이 묵직한 검은색 비닐봉지를 들고 찾아왔다.


경비초소에서 근무하던 의경은 서장에게 주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떠나는 할머니에게 "이게 뭡니까?"라며 재빨리 쫓아갔다.


그러자 할머니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홀연히 떠났다. 의경은 의문의 비닐봉지를 들고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울산남구남부경찰서


동료들과 함께 의심 반, 기대 반으로 비닐봉지를 열자 뜻밖에도 수십장의 마스크와 돈 봉투가 들어있었다.


세어보니 마스크는 총 40장, 현금은 100만 원이었다. 그 아래에는 공책을 찢어 한 자 한 자 정성을 들여 쓴 편지가 있었다.


"대구 어려운 분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성금을 보낸다"


70대 노점상이자, 기초생활수급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할머니가 자신보다 어려움에 부닥친 이웃을 돕기 위해 보낸 마음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할머니는 "어려운 분에게 써주시면 고맙겠다. 대구 분들 힘내었으면 한다"고 담담하고 짧은 소망을 말했다.


할머니가 보내온 40장의 마스크 중 25개는 울산 남구 마크가 찍혀있는 기초생활수급자 보급용 마스크였다.


시커먼 봉지 속에 담긴 할머니의 진심에 경찰서 직원들은 깊이 감동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울산남부서 관계자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본인 생활도 넉넉지 않을 텐데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에 큰 배울 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의 뜻대로 기부금과 마스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울산지회로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세상살이가 각박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보다 남을 배려하고 이웃을 챙기는 할머니의 미담은 우리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적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