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으로 입대한 제 아들이 '민원인 욕설+무관심'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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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흔히 공익으로 불리는 사회복무요원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이 화제가 되면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2016년 서초1동 주민센터에서 복무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회복무요원 A씨 사건도 재조명됐다.


사회복무요원이란 신체, 심신이나 전과 사항으로 인해 군인으로 복무하기에 지장이 있으나 타인의 보조 없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정도가 아닌 대상들이 병역 의무 대신 지게 되는 의무다.


A씨 또한 2015년 신검에서 2급 판정을 받고 102보충대에 현역으로 입소했으나 정신과 치료와 우울증약 복용 사실을 인정받아 서초1동 주민센터에서 복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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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A씨에게는 주민센터 업무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 대인기피증이 있었던 A씨는 민원인들을 상대하는데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전에는 안 내던 짜증을 내기도 했다. 


결국 2016년 4월에는 업무 중에 스트레스를 받고 죽고 싶다 하면서 뛰쳐나간 일이 발생했다. 당시 주민센터 담당 주임이 한남대교까지 따라가 설득해서 데려와야 했다.


이후 대인 업무가 힘들다는 A씨의 의견을 받아들여 후임과 업무를 바꿨다. 업무가 바뀌고 괜찮은 듯했으나 6월 22일, 후임이 병원에 가 A씨가 잠시 민원 창구를 보던 때 결국 일이 터졌다. 


한 민원인이 A씨에게 안내를 잘못했다며 일방적으로 고함을 지르고 화를 내자 이를 참지 못한 A씨가 주민센터를 뛰쳐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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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어머니에 따르면 이날 A씨가 뛰쳐나가는 상황이 있었음에도 주민센터 직원들은 방관했다. 결국 그날 사라진 A씨는 이틀 뒤인 24일 반포대교 북단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에서 공개한 CCTV에는 비가 오던 그날 혼자 버스를 타고 한남대교로 향하는 A씨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A씨 어머니는 "저희 희망인 아이를 죽음으로 내몰고 간 병무청과 근무 중 아이가 민원인에게 당하고 뛰쳐나가는 걸 보고도 무관심했던 주민센터 직원들에게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 (누군가가 나서) 따뜻한 말 한마디만 해줬어도"라며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인사이트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A씨 어머니는 지난 2018년 이러한 내용을 담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글을 남겼지만 참여 인원 1,638명을 끝으로 청원이 종료됐다.


최근 들어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처우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회복무요원은 타인의 보조가 필요한데, 최근의 이들은 보조는커녕 차별과 멸시로 고통받고 있다. 


결국 A씨 사건과 같은 비극이 일어났고, 또 누군가는 지금 힘들어하며 내일 출근을 주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23일 병무청은 사회복무요원의 권익 증진을 위해 인사행정 이의신청제도를 도입한다면서도 민원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했다. 


사회복무요원은 민간인이 아니란 이유에서였다. 


나라의 아들들이 안심하고 의무수행을 나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사회복무요원들의 차별 대우와 가혹 행위에 대한 진상 조사가 엄정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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