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건물 계단 뛰어다니며 '초인종' 눌러 사람들 모두 살리고 '혼자' 숨진 28살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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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3년 전인 2016년 9월 9일 새벽 4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5층짜리 원룸 건물이 불길에 휩싸였다.


모두가 깊이 잠든 시간, 불이 붙은 것을 눈치채고 건물을 빠져나온 주민은 5명에 불과했다.


그중 서둘러 119에 신고한 청년 한 명은 신고 전화를 끝내기가 무섭게 연기가 가득 찬 건물 안으로 홀로 뛰어 들어갔다.


청년은 복도를 돌아다니며 집집마다 초인종을 누르고 불이 났다고 외쳤다. 덕분에 잠에서 깨어난 이웃들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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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로부터 목숨을 건진 이웃들은 "새벽에 자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나오세요'라고 외쳐서 대피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건물의 총 21개 원룸 주민 중 사망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청년 본인은 연기에 질식해 5층 계단에서 쓰러진 채 소방관들에게 발견됐다. 


발견 당시 쓰러져있던 청년의 손은 뜨겁게 달아오른 문들을 두드리느라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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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오늘인 2016년 9월 20일은 자신을 희생해 타인의 목숨을 살린 이른바 '초인종 의인' 안치범(당시 28세) 씨가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이웃들을 구하고 세상을 떠난 날이다.


생전 안씨는 성우를 꿈꾸던 청년이었다. 안씨가 숨진 당일은 고인이 응시했던 성우 입사 시험의 접수 마감일이기도 했다.


자신의 업으로 삼으려던 목소리를 가장 고귀한 일에 사용하고 떠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 안치범 씨. 안씨의 시신은 이후 국립대전현충원 묘역에 안장됐다.


한편 화풀이를 한다는 이유로 해당 원룸 건물에 불을 질러 화재를 일으킨 방화자 김모 씨에게 법원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항소했으나 기각됐고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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