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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술에 잔뜩 취해도 '집'은 제대로 찾아가는 '이유'가 있었다

술에 잔뜩 취해 필름이 끊긴 날 눈 떠보면 집에 내가 잘 있을 수 있는 이유가 밝혀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신사의 품격'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걔 어제 어떻게 집에 그렇게 잘 갔지…??"


오랜만에 친구와 함께하는 술자리는 늘 즐겁다.


그렇게 한 잔, 두 잔 술잔을 들이키다 보면 어느덧 혀가 꼬부라지고 입가에 미소는 사라지지 않는다.


즐거움에 연거푸 들이마신 술은 이미 주량을 넘어섰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응답하라 1994'


나야 원래 술이 세 괜찮지만 친구는 거의 인사불성 수준이 됐다. 그 순간, 친구는 "야, 나 먼저 간다. 너희들 알아서 가라"고 말하며 집으로 향한다. 


나보다 훨씬 취한 녀석이 집을 잘 갈 수 있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붙잡으려 했지만, 녀석은 손사래를 치며 뛰어갔다. 


집에 돌아온 뒤 초코우유를 마시고 잔 뒤 눈을 떠보니 벌써 해가 중천이다. 다시금 초코우유를 마시려 냉장고를 여는데 순간 친구한테 카톡 메시지가 왔다.


" XX야, 나 어제 어떻게 집에 왔지? 나 데려다줬어?"


술자리를 즐기며 가끔씩 주량을 초과해 소히 필름이 끊겨도 눈을 떠보면 집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어떻게 집에 왔는지는 모르지만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집에 도착해 눈을 뜬 후다. 너무도 의아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최근 한 대학 연구팀이 필름이 끊겨도 집을 잘 찾아갈 수 있는 이유를 일정 정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UC 버클리 대학 연구팀은 "인간의 뇌는 개·비둘기처럼 냄새로 위치를 인식할 줄 안다"면서 "이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만취를 해도 길을 잃지 않고 정확히 집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인간의 후각은 신체의 감각 기관 중 가장 둔감한 부분으로 알려져왔다.


인사이트Naver TV '플레이리스트'


그러나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순간에는 후각이 힘을 발휘하고, 그 덕에 우리는 '냄새'로 길을 기억한다는 게 연구팀의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무작위 선정한 대학생 24명을 대상으로 서로 다른 종류의 에센셜 오일 냄새를 맡도록 했다. 이후 방바닥을 32개의 칸으로 나눠 7개 칸에 오일을 옅게 발랐다.


참가자들은 안대로 눈을 가리고 귀마개를 해 후각밖에 쓸 수 없었지만 12명의 참가자가 한 번의 시도로 정확한 위치를 찾았고, 나머지도 세 번 내로 위치를 찾았다.


장소를 찾을 때 후각이 사용된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연구를 지휘한 UC버클리 진화 및 인지심리학과 루시아 제이콥스는 "모든 종에게 정확히 길을 찾는다는 것은 생존의 핵심 요소"라면서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후각이 사람의 감각 중 가장 둔하다는 정설을 뒤집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다만 후각을 믿고 지나친 과음을 해서는 안 된다.


과음으로 몸이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제아무리 후각이 길을 기억한다고 해도 갈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음주는 적정량을 즐기는 것이 건강에도 다음날에도 좋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