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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도 폭염 속 '에어컨·창문'도 없는 계단 옆 1평짜리 휴게실서 사망한 청소노동자

서울대학교에서 67세의 한 청소노동자가 1평짜리 간이 휴게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돼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서울대학교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35도의 찜통더위가 이어지던 지난 9일, 서울대학교에서 근무하던 한 청소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학교 시설관리 노동자들의 열악한 업무환경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14일 서울대 학생 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은 성명을 통해 지난주 금요일(9일) 서울대학교 제2공학관에서 근무하던 청소노동자 A씨가 숨졌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올해 67세로 고령인 A씨는 이날 낮 휴게실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그대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인사이트


인사이트Facebook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이들은 A씨가 숨진 휴게실은 계단 밑에 마련된 좁은 공간으로 에어컨과 창문도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너무 덥고 비좁은 데다 지하 구석에 위치해 환기조차 잘 안되어 가만히 서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던 공간. 그곳을 고령의 노동자들은 휴게실이라 부르며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인께서 돌아가신 날 서울의 낮 기온은 35도였다"며 "이렇게 더운 날 8,068평에 달하는 건물을 매일 쓸고 닦던 노동자에게 내어진 공간은 1평 남짓한 간이 공간뿐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지원을 받고 가장 큰 규모의 재원을 운용하며 최첨단 시설을 갖춘 대학에서 그런 죽음이 발생했다는 것은 심각하게 잘못됐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Facebook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이들은 A씨 사망 사건에 대한 학교 측의 태도도 지적했다. 


이들은 "학교 측이 이 사망을 단지 고인의 지병에 의한 것으로 먼저 선을 그으려 한다"며 "책임 인정이나 사과 없이 고인의 죽음을 지병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는 건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덧붙여 "이 죽음은 사회적 죽음"이라며 "이런 일이 절대 반복돼서는 안 된다. 휴게 공간 실태를 전수 조사해 열악한 휴게 공간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관계자는 "노조 측 요청에 따라 전담팀을 꾸려 학내 노동자들의 휴게시설을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며 "노조 측과 단체 협약을 진행하며 업무환경 개선에 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숨진 A씨는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수술을 앞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