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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오늘(16일), 제자 한명이라도 더 구하려 목숨까지 바친 단원고 선생님 12명

세월호 참사 당시 자신의 목숨보다도 제자들을 생각했던 단원고 선생님 12명의 희생정신을 되새기자.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오늘(16일)은 온 국민을 비통하게 만들었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년째 되는 날이다.


5년 전 이날, 바닷속으로 가라앉는 세월호 안에는 자신의 목숨보다 제자들을 먼저 생각한 선생님들이 있었다.


참사 당일 단원고 선생님들은 모두 비교적 배에서 빨리 탈출할 수 있는 5층 선실에 자리했다.


인사이트뉴스1


하지만 사고 직후 선생님들은 제자들을 구하려 너나 할 것 없이 4층 선실로 달려갔다. 


심지어는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구하겠다며 탈출 기회를 저버리고 배에 다시 들어갔던 선생님도 있었다.


그날 제자들을 구하려다가 희생되신 선생님 12분의 이야기를 모아봤다. 오늘만큼은 선생님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다시 한번 기리는 날이 되길 바란다.


1. 양승진 선생님(미수습자)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단원고 인성생활 부장교사이자 일반사회 과목을 담당하던 양승진 선생님은 끝내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참사 당시 양승진 선생님은 절뚝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탈출하지 못한 제자들을 구하러 다시 선실 안으로 들어갔다고 전해진다.


자신의 구명조끼마저 모두 벗어주고 "밖으로 나오라"고 외치던 그의 모습을, 아이들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2. 남윤철 선생님


인사이트Facebook '임영호'


2학년 6반 담임이던 남윤철 선생님은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 애썼던 '세월호 영웅' 중 한 명이다.


남윤철 선생님은 사고가 나자마자 일일이 제자들에게 구명조끼를 챙겨주고 끝까지 대피를 도왔다.


바닷물이 가득 들어닥친 선실 안에서도 제자들을 탈출 시킨 그는 결국 배 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선실 후미에서 발견됐다.


3. 고창석 선생님


인사이트Facebook '임영호'


인성생활부 체육 교사인 고창석 선생님은 2014년 3월 단원고로 발령받은 지 한 달여 만에 참변을 당했다.


대학생 때 인명 구조 아르바이트를 했을 정도로 수영을 잘했던 고창석 선생님은 그날도 앞장서 학생들의 탈출을 도왔다.


그는 참사 당일 아침 "아이들 돌보느라 고생했다. 미안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아이들은 "빨리 나오라"라고 목이 터지라 외치던 선생님의 모습을 여전히 기억한다. 그리고 자신은 끝까지 제자들의 탈출을 돕다 배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4. 이해봉 선생님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역사 과목을 담당하던 이해봉 선생님은 참사 두 달 전 단원고에 발령받았다.


참사 당시 이해봉 선생님은 사고 직후 선박 난간에 매달린 제자 10여 명을 탈출시키고도 선실에 갇힌 제자들을 구조하겠다며 다시 배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고 5월 5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5. 전수영 선생님 


인사이트KBS1 '뉴스9'


고려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전수영 선생님은 2013년 단원고로 첫 부임을 받았다.


전수영 선생님은 부임 첫해 담임을 맡았던 1학년 제자들과 계속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2학년 담임을 자원하기도 했다.


그는 사고 직후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아이들 구명조끼를 입혀야 한다"는 말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이후 한 달 뒤인 5월 19일, 자신은 구명조끼도 입지 못한 채 선실 후미에서 발견됐다.


6. 유니나 선생님 


인사이트Twitter 'minjuyawara'


경상대 일어교육과 출신인 유니나 선생님은 임용고시 합격 후 단원고로 첫 발령을 받았다.


유니나 선생님은 단원고에서 교편을 잡은 지 4년째 되던 2014년 4월 16일 2학년 1반 담임 선생님으로 아이들과 함께 세월호에 올랐다.


참사 당시 유니나 선생님은 자신이 맡은 1반 학생 19명을 탈출시키며 배 안에서 구조를 요청한 제자의 전화를 받고 다시 배 안으로 들어갔다.


결국 유니나 선생님은 참사 54일 만인 6월 8일 3층 식당 부근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7. 김응현 선생님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화학 과목을 담담했던 김응현 선생님은 세월호 참사 한 달 전 단원고에 부임했다.


평소에도 누구보다 제자들에게 다정했던 김응현 선생님은 사고 직후, 제자들을 구출하러 4층 선실로 들어갔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막내아들 생일을 하루 앞둔 5월 14일에서야 구명조끼도 입지 못한 모습으로 가족 품에 돌아왔다.


8. 박육근 선생님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미술 과목을 담당한 박육근 선생님은 2학년 부장교사로 제자들과 함께 그날 수학여행 길에 올랐다.


참사 당시 박육근 선생님은 4층에 있다 밖으로 나온 아이들을 탈출시키고 배 안에 남은 학생들을 구출하기 위해 4층 선실로 다시 내려갔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이후 박육근 선생님의 빈소에는 한 20대 제자가 찾아와 "저한테 '선생님 되라'고 먼저 말씀하시곤 이렇게 가시면 어떡해요"라고 말해 주변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9. 최혜정 선생님


인사이트SBS '8뉴스'


동국대 사범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최혜정 선생님은 그해 꽃다운 25살, 교사가 된 지 막 2년 차가 됐다.


최혜정 선생님은 사고 직후 급박한 상황에서도 제자들에게 "걱정하지마. 너희들부터 나가고 선생님은 나중에 나갈게"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10여 명 제자의 목숨을 살리고 정작 자신은 그곳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10. 이지혜 선생님 


인사이트Twitter 'minjuyawara'


국어 과목을 담당했던 이지혜 선생님은 참사 당시 숨졌지만,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 심사 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지혜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들과 마찬가지로 제자들을 구하려 4층 선실로 내려갔고 결국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제자들에게 구명조끼를 건네주다가 자신은 구명조끼도 입지 못한 채 주검으로 발견됐다.


11. 김초원 선생님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2학년 3반 담임이었던 김초원 교사는 세월호 참사 당일인 4월 16일이 생일이었다.


26번째 생일 아이들과 추억을 쌓기 위해 세월호에 올랐던 김초원 선생님은 제자들이 생일을 맞아 써준 편지도 다 읽어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그는 "살려달라" 외치는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4층 선실로 내려갔다가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모습으로 이틀 뒤 숨진 채 발견됐다.


하지만 김초원 선생님은 단지 기간제 교사였다는 이유로 이지혜 선생님과 함께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순직 인정을 받게 됐다.


12. 강민규 교감 선생님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단원고 강민규 교감 선생님은 본래 세월호 참사에서 학생 10여 명을 살리고 겨우 살아남은 생존자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나머지 아이들을 배 안에 둔 채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이틀 뒤인 18일 진도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강민규 교감 선생님은 유서에 "혼자 살기엔 벅차다. 책임을 지게 해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는 내용을 남겼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세월호 희생자가 '304명'이 아닌 '305명'이라고 주장하며 순직을 인정해달라고 요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