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김 모씨 / 사진 제공 = 유 모씨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5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유씨는 여전히 그날을 잊을 수 없다.
오전 7시 31분 아침 인사와 함께 "'소중한 내 인생'을 영어로 알려달라"고 부탁했던 엄마는 차디찬 시신으로 돌아왔다.
2018년 10월 3일 새벽 2시 12분경 인천광역시 제1경인고속도로 부평IC 인근.
만취 운전자 임모씨가 몰던 벤츠 차량이 신호 대기 중이던 김모씨의 SM5 차량을 고속으로 들이받으며 8중 추돌 사고를 냈다.
엄청난 충격에 밀려나간 김씨의 차량은 택시와 추돌하며 2차적인 충격을 받게 됐다. 끔찍한 사고로 김씨는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한 채 숨을 거뒀다.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 사진 제공 = 유 모씨
김씨는 훌륭한 사회인이었다. 해외 파견 중인 남편을 대신해 20년 가까이 가정의 기둥 역할을 해내면서도 시간 날 때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힘을 쏟았다.
시부모 봉양과 차례로 쉴 새 없이 바빴던 지난 추석 연휴에도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를 할 정도였다고 한다.
업무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이날도 고인은 자기 엄마의 낡은 냉장고를 새것으로 바꿔주고 싶다며 일터로 출근해 고군분투했다.
또 공교롭게도 같은 날 아침 딸 유씨에게 "'소중한 내 인생'을 영어로 알려달라"고 부탁한 뒤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를 바꾸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참하게 찌그러진 피해자의 차량 / 사진 제공 = 유 모씨
그러나 이처럼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소중했던 김씨의 인생은 한 만취 운전자의 끔찍한 가해로 인해 끝을 맺었다.
늦은 퇴근길, 가족의 아침식사 거리로 준비했던 닭갈비 재료만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찌그러진 차 안에 널브러져 있을 뿐이었다.
놀랍게도 법원은 가해자 임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현재 가해자는 이 솜방망이 처벌조차도 무겁다며 항소를 제기한 상황이다.
사법부의 판결에 좌절한 딸 유씨는 이제 국민에게 호소하고 있다. "'갑자기 엄마가 영영 집에 돌아오지 못한다면'이라는 가정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서늘해지시리라 생각한다"면서 "감히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실어주시리라 믿는다"고 부르짖고 있다.
김씨의 차량에는 닭갈비 재료만이 널브러져 있었다. / 사진 제공 = 유 모씨
유씨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가해자가 정상 참작된 이유가 두 가지 있다"면서 "하나는 저희를 제외한 피해자들과 합의했다는 점, 다른 하나는 가해자의 어머니가 암 투병 중 돌아가셨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저희는 엄마를 죽게 한 가해자가 무거운 처벌을 받기보단 앞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판결이 엄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청원도 올렸다"고 설명했다.
죄 없는 김씨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토록 소중했던 자신의 삶과 작별해야 했을까. 가해자에게 내려진 2년의 징역형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고인의 카톡 상태 메시지에는 여전히 'My precious life~☆'라는 문장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