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수분 크림 대명사 '키엘'은 환자 걱정한 무명 약사의 '발명품'이다

1851년 조제 약국에서 출발한 뉴욕 코스메틱 브랜드 '키엘'은 아직도 매장에서 흰색 약사 가운을 입고 화장품을 조제하는 판매원을 배치하며 창업주 '존 키엘'의 경영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인사이트(좌) 현재 뉴욕 이스트빌리지 키엘 매장 / 사진 제공 = 키엘코리아, (우) 키엘


1851년 조제 약국으로 출발해 167년째 사랑받는 코스메틱 브랜드 '키엘'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연약하고 민감한 얼굴 피부는 제품 하나만 잘못 써도 울긋불긋해지고 뾰루지가 나곤 한다.


그 때문에 소비자는 자신의 피부와 맞는 화장품을 만나기 위해 숱한 화장품을 사용해본다.


그런데 화장품 판매원이 약사처럼 흰색 가운을 입고 화장품을 '처방'해주는 브랜드가 있어 오래도록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1851년 조제 약국에서 출발한 뉴욕 코스메틱 브랜드 '키엘'이 그 주인공이다.


이렇다 할 상업 광고나 프로모션 없이 뛰어난 품질과 고객 중심의 서비스, 입소문을 통해 까다로운 뉴요커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다.


인사이트키엘


약대 졸업한 '존 키엘'이 창업한 '키엘 약국'이 모태


창업주인 존 키엘(John Kiehl)은 콜롬비아 약대를 졸업하고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키엘 약국'을 오픈했다.


오늘날 키엘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하얀 가운과 피부 유형에 맞춰 샘플을 조제해주는 것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창업 당시 존 키엘은 약대에서 축적한 전문 지식과 자연 성분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인이 직접 만든 제품을 함께 선보였다. 


존 키엘이 만든 제품은 천연 허브 성분으로 조제한 치료용 연고와 의약용 토너, 진정제 등이었다. 


그의 제품을 접한 고객은 순하면서도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처방 제품에 매우 만족해했고, 이내 키엘 약국의 제품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후 1921년 존 키엘의 수제자인 어빙 모스가 키엘 약국을 인수하게 되면서 최초로 키엘의 상표가 부착된 약과 허브, 꿀, 차 등을 본격적으로 판매했다.


인사이트(좌) 1851년 개업한 '키엘 약국', (우) 존 키엘 / 키엘


"사용한 뒤 구매하세요!(Try before you buy!)"


특히 어빙 모스는 고객 서비스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존 키엘의 철학을 그대로 따랐다.


존 키엘은 살아생전 약을 사러 오는 지역 주민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 약에 대한 충분한 정보와 올바른 사용법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어빙 모스는 손님들이 제품을 선택하기 전에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직접 테스트해보는 '샘플링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광고도 필요 없었다. 고객은 제공받은 샘플을 먼저 사용해본 뒤 매장에 다시 방문했다.


구매 고객의 키엘에 대한 신뢰도는 상당했다. 입소문은 더욱더 퍼져만 갔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키엘


'정보 제공 패키징'으로 고객 신뢰도 더욱더 상승


고객의 신뢰도를 높인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키엘은 1920년대부터 제품의 설명과 사용된 성분이 자세하게 표기된 라벨을 붙이는 '정보 제공 패키징'을 시작했다.


고객이 모든 성분에 대한 정보를 알게 해 자신의 피부 유형에 맞는 제품을 주체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같이 전 성분이 기재된 키엘의 용기는 현재까지도 '정직한 제품력'의 상징이 됐다.


이 외에도 키엘은 제품 용기에 투자하지 않고, 단순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만을 사용한다.


또 최소한의 방부제만을 사용하며, 미적인 이유로 인공 색소나 향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키엘의 제품이 같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각각의 색이 조금씩 다른 경우가 있는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키엘


매장에 전문 상담가 배치해 고객에 맞춤형 제품 제공


이후 키엘은 약국으로부터 시작된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화장품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매장에서 근무하는 전문 상담가(KCR)는 하얀 약사 가운을 착용하고 있으며, 100여 가지의 제품 중 고객의 피부 유형에 맞는 샘플을 맞춤형으로 즉석에서 조제해 제공한다.


약사가 개인 환자별로 처방을 달리 해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실제로 KCR은 피부 트러블로 고민하는 고객에게 전문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엄격한 교육과 테스트를 거쳐 선발되고 있다.


키엘은 오늘날 더 나은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기업의 이윤은 반드시 사회에 환원한다"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아마존 밀림 보전 활동, 그린란드 환경 보존 활동, 매장 내 공병 수거 행사 등을 지속하고 있다.


자신만의 뚜렷한 철학을 바탕으로 고객의 충성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키엘의 향후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


인사이트(좌) 공병 재활용 캠페인, (우) '크렘 드 꼬르' 제품 / 사진 제공 = 키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