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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서 '3주 연속' 기침하며 민폐 끼친 사람이 받은 장문의 편지와 도라지청

반복적인 소음으로 공부 흐름을 끊는 민폐 이용객(?)에게 편지가 도착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sBank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모두의 신경이 유난히 곤두서는 곳. 바로 독서실이다.


각자의 목표를 위해 좁은 칸막이 책상에 갇혀 집중력을 최대로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


그런데 한 이용객이 반복적인 소음으로 공부 흐름을 끊는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대부분 쏘아보며 불쾌한 감정을 표출하겠지만 여기 다른 방법을 택한 이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안긴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독서실에서 기침 오래 하면 생기는 일' 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한 장이 게재됐다.


해당 사진에는 장문의 편지와 함께 짜 먹는 배·도라지청 4개가 책상 위에 올려져 있다.


편지에는 자리 주인의 기침 소리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A씨의 '불만'이 가득 적혀있다. 


하지만 어쩐일인지 편지를 다 읽고도 전혀 기분 나쁘지 않다. 그 이유는 편지 내용에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sBank


A씨는 먼저 "이렇게 편지를 남기는 것이 굉장히 실례되고 죄송스러운 일인 줄 알지만, 한 말씀만 드리고자 합니다"라는 조심스러운 문장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자리 주인이 약 3주간 기침을 해왔고, A씨 스스로 소리에 둔감해지려 귀마개를 끼는 등 노력한 점도 덧붙였다. 


본격적으로 '나쁜말'이 시작되나 싶었지만 A씨는 불편을 준 자리 주인의 건강을 되려 걱정하며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A씨는 기침 소리로 인해 자신과 다른 사람의 학업에 방해가 준 것은 분명히 지적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독서실 같은 밀폐된 학습공간에서는 너무 크게 반복되는 소음이 다른 사람에게는 불쾌한 자극이 되니 각별히 신경 써주시기를 바란다"며 "최대한 자발적으로 애써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이 자리 주인분의 감기가 나아지기를, 자리 주인분이 오지 않으시기를 그저 수동적으로 바라기만 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아 실례를 무릅쓰고 자리에 이렇게 편지 남깁니다"라며 정중하게 편지를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목감기로 가장 고통받고 있을 자리 주인을 걱정하며 목감기 특히 기침에 효과가 좋다는 배·도라지청을 선물했다.


서로가 예민해 큰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에서 얼굴 한 번 붉히지 않고 현명하게 해결한 A씨에게 칭찬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래는 편지 전문이다.


이렇게 편지를 남기는 것이 굉장히 실례되고 죄송스러운 일인 줄 알지만, 한 말씀만 드리고자 합니다.


다름이 아니고, 이 자리 앉으신 분이 내시는 기침 소리가 약 2~3주 정도 계속되고 있는 것 같은데, 제가 좀 불편해서요. (저도 귀마개 끼거나 하는 식으로 노력하는데도요...ㅠㅠ)


물론 감기 걸리는 것, 기침하는 것은 생리현상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본인 또한 많이 힘드실 거라는걸 이해합니다.


다만, 감기 걸리신 것은 안타깝지만, 이 자리 주인분이 계속 내시는 기침소리 때문에 불편함을 겪는 저와 다른 자리에 앉은 분들의 입장 또한 안타까운 것 같아서요.


목감기가 빨리 낫도록 하시거나 기침소리가 나지 않도록 최대한 좀 자발적으로 애써주셨으면 합니다.


어려우시겠지만,이렇게 다같이 쓰는 공간에서는 특히 독서실같은 밀폐된 학습공간에서는 너무 크게 반복되는 소음이 다른 사람에게는 불쾌한 자극이 되니 각별히 신경써주시기를 바랍니다.


이 자리 주인 분의 감기가 나아지기를, 자리 주인 분이 오지 않으시기를 그저 수동적으로 바라기만 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아 실례를 무릅쓰고 자리에 이렇게 편지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