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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단단한 생활인이자 10년차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의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음악가' 출간

우리 통념 속에 갇혀 있던 음악가의 이미지를 유쾌하게 뒤집는 생활인으로서의 음악가 김목인의 모습을 만나보자.

인사이트열린책들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잔잔한 목소리로 아름다운 가사를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의 에세이가 있다.


지난 5일 열린책들은 단단한 생활인이자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의 첫 전작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음악가'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에서 김목인은 10년차 아티스트인 그의 음악 인생과 일상생활을 가감 없이 풀어놓는다.


김목인은 이 책에서 남들과 다른 직업에서 오는 어수선함과 창작자로서의 열정을 진솔하게 그려 보인다.


그는 우리 통념 속에 갇혀 있던 음악가의 이미지를 유쾌하게 뒤집는다.


보통 음악가라면 길을 걷다 악상이 떠올라 작업실로 곧장 달려가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거나 공연장으로 가는 차 안에서 동료들과 음악을 신나게 틀어 놓고 몸을 내민 채 환호성을 지를 것만 같다.


하지만 이 책에서 묘사되는 싱어송라이터의 일상은 고독하고 자유분방한 아티스트들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편곡 스케줄을 기다리며 딸아이가 색종이와 스티커로 뒤덮어 놓은 작업 노트북을 치우거나, 보트 위에 앉아 한 손에 기타를 부여잡고 물살을 가르며 강 건너 공연장을 달려갈 때도 있다.


또는 진척 없는 곡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을지로의 한 허름한 호텔로 비장하게 들어서기도 하고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을 어린이집 원장님한테 들킬까 봐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게다가 저자가 한창 노래를 쓸 때는 우렁찬 피아노 소리 같은 것도 들리는 법이 없다.


가사를 고치고 다시 타이핑하는 일이 전부라 필요한 것은 그저 프린터와 A4 용지다. 저자가 열심히 초고를 출력하고 있노라면 부부간에 이런 농담이 오간다.


"당신은 프린터로 곡을 써?", "응. 기타 줄 갈기 전에 A4 용지부터 사 와야겠어"


하지만 이런 현실 음악가의 일상에 웃음이 나오다가도 저자의 창작을 향한 진지한 자세를 마주하노라면 묘한 감동에 젖게 된다.


각종 섭외 요청, 번역 일, 일상의 육아 속에서 김목인의 창작 의욕은 시드는 게 아니라 더욱 단단해진다.


작업할 틈을 '맹수'처럼 노리며 작은 일상의 여백도 허비하지 못한다.


기타 연주를 수십 번씩 다시 하고 같은 노래를 수없이 반복하며 '가사 한 줄'을 채우기 위해 끼니를 미루기도 한다.


개인적 동기에서 비롯하는 창작 작업이라지만 '하루의 보람'을 채우기 위한 저자의 분투기를 보노라면 음악가란 마냥 즐거운 직업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저자의 수첩에 기록된 '○월 ○일, ○곡의 2절 추가'. 


한나절 꼬박 식탁에 앉아 써냈다는 '뭔가 했다고 하기도 부끄러운 작업량'이 여느 노동자의 땀방울 못지않게 아름답게 다가오는 이유다.


단단한 생활인이자 프로페셔널한 10년차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을 마주하면 "예술이 정말 일상이구나!"하는 생각에 절로 기분 좋은 웃음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