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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때 자기 성폭행한 범인 20년 뒤 찾아가 성기 잘라 죽인 여성이 판사한테 남긴 말

1991년 발생한 김부남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부남은 당시 재판에서 자신을 이렇게 변호했다.

인사이트당시 언론 보도 / MBC '뉴스데스크'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1991년, 살인죄로 법정에 선 젊은 가정주부가 진술을 위해 입을 열었다. "나는 사람이 아닌 짐승을 죽였어요"


여성의 살인은 그해 1월에 벌어졌다. 당시 30세였던 김부남은 전북 남원에 위치한 한 주택을 찾아간다. 55세 송백권이 사는 집이었다. 


김부남은 준비한 식칼로 송백권을 살해하고 현장에서 검거됐다.


이른바 김부남 살인 사건의 주인공, 김부남과 송백권의 악연은 1991년에서 21년 전으로 더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 김부남은 9살 소녀였다. 우물가에 물 길러 갔던 김부남은 이웃집 아저씨였던 송백권의 잠깐 이리 와 보라는 권유에 아무 의심 없이 따라갔다가 성폭행을 당하고 말았다.


인사이트당시 언론 보도 / MBC '뉴스데스크'


말하면 죽여버리겠다는 아저씨의 협박에 어린 김부남은 피해 사실을 꽁꽁 숨긴 채 살아야 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했다.


사랑하는 이와 결혼을 했으나 무의식중에 거부반응을 자꾸 보여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이어갈 수 없었고, 결국 헤어져야 했다.


그제야 김부남은 어린 시절 자신을 지옥에 몰아넣었던 송백권을 고소하려 했으나 이미 공소시효는 끝난 상태였다.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남아있지 않았다는 뜻이다.


사랑하는 남편은 떠났고 정신분열증 진단까지 받은 김부남의 삶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고통과 고뇌 속에 여자는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망친 근원을 응징하기로 결심한다.


1991년 1월 30일, 김부남은 시장에 나가 부엌칼과 과도를 샀다. 그리고 송백권의 집을 찾아갔다.


인사이트당시 언론 보도 / MBC '뉴스데스크'


문 앞에 서서 "할 말이 있으니 나오라"고 한 김부남에 송백권은 "미친 XX, 다 끝난 일을 가지고 왜 또 그러느냐"고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김부남은 문을 박차고 들어가 송백권의 성기에 칼을 휘둘렀다.


송백권은 두 눈을 크게 치켜뜬 채 그 자리에서 숨졌다. 김부남은 모든 것을 체념한 듯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김부남은 현행범으로 체포된다. 그대로 살인죄를 적용받아 법정까지 간 김부남은 "나는 사람이 아닌 짐승을 죽였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치료 감호 1년을 선고했다. 김부남은 석방 후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