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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 오빠 이민기가 동생 이다희에게 생일선물로 준 책

이민기가 무심하게 건넨 책 속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당해도 항상 꿋꿋하고 당당하라'는 오빠의 진심이 담겨있었다.

인사이트JTBC '뷰티인사이드'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우리는 웃으면서 화를 낼 수 있을까?


악의나 잔혹함에 분개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 없지만,


어리석음에 분노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 있다"


최근 가족과 사랑, 인생의 의미에 대해 되돌아보게 하는 내용으로 화제를 모으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JTBC '뷰티인사이드'다. 지난 9회에서 서도재(이민기 분)는 항공사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영권 다툼을 하는 의붓동생 강사라(이다희 분)에게 생일 선물을 챙겨줘 감동을 안겼다.


자신의 생일 파티인 줄 알고 참가한 자리가 알고 보니 한세계(서현진 분) 환영회라는 사실에 속상해하던 강사라도 "마음에 든다"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인사이트JTBC '뷰티인사이드'


그때 서도재가 선물한 책 제목은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이었다.


이 책은 철학가이자 소설가인 故 움베르토 에코가 어리석은 세상에 던지는 '짱돌' 같은 에세이다.


에코는 제 편한 대로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무기인 글로 대항한다.


유머를 잔뜩 섞어 웃으면서도 비판정신으로 중무장한 강한 한 방을 잊지 않는다. 


"데카르트가 말했던 것과는 반대로


세상 사람들이 가장 공평하게 나눠 가진 것은 양식(良識)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안에 있는 어리석음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다른 것에는 쉽게 만족하지 않는 아주 까다로운 사람들조차도


자기 안의 어리석음을 없애는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인사이트JTBC '뷰티인사이드'


강사라는 아버지의 재혼으로 들어간 도재의 집안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저가항공사의 대표가 됐다.


그러나 주변 시선은 냉정했다. 


일 잘하고 리더십 있는 그녀의 진면목을 알아보는 대신 야망 넘치고 '독하다'고 깎아내리기 바빴다.


항공사 김이사(이철민 분)는 강사라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 일부러 오찬 모임에 초대하기도 서슴지 않는다.


그 사실을 알고 오빠인 서도재가 대신 김이사에게 복수해주기도 했다.


이런 일은 서도재가 보기에 동생에게 옛날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될 일로 보였다.


인사이트JTBC '뷰티인사이드'


"다른 사람들의 어리석음은 우리를 화나게 한다.


그러나 그 어리석음에 대해 어리석게 반응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그 씨실과 날실의 미묘한 짜임새를 음미하면서 그것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다"


-움베르토 에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중에서-


그래서 서도재는 강사라가 다른 사람에게 무시나 굴욕을 당해도 항상 꿋꿋하길 바랐다.


어쩌면 어리석은 김이사 같은 사람들에게 당한 것을 배로 갚아주었으면 하고 바랐기 때문에 대신 복수를 해주었을지도 모르겠다.


강사라는 자신의 생일날 서도재에게 받은 선물을 열어보고 몇 초간 책표지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이날 오빠 서도재에게 받은 선물의 가치는 그녀에게 어느 정도일까. 


선물은 주는 사람의 '재력' 또는 '마음의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강사라가 받은 것은 단 한 권의 책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또는 억만금으로도 살 수 없는 '진심'이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