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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또 사고를 쳤다" 딸 가슴치게 만든 '오지라퍼' 엄마의 착한 일

한 소설가가 이웃사촌에게 넓게 뻗어가는 오지랖으로 마음고생 시키는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털어놨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디어 마이 프렌즈'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엄마가 또 사고를 쳤다" 한 소설가는 그렇게 말했다.


소설가의 엄마가 도대체 어떤 일을 벌였기에 '사고'라는 말을 듣게 되었을까?


사고가 생기게 된 경위를 알아보자면 우리는 일단 어머님의 동네로 흘러들어가야 한다.


딸이 책을 낼 때마다 여기저기 자랑하는 것을 낙으로 삼는 어머님은 시골 아주머니들이 으레 그렇듯 동네 사람들과 '이웃 사촌'으로 친하게 지내셨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디어 마이 프렌즈'


그러던 어느 날 한 '착해 빠진' 사람이 어머님의 앞집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어머님은 갓 이사 온 사람과 이웃사촌의 정을 느끼며 대화를 몇 마디 나누던 중 그 사람이 전직 학원 강사로 최근 실직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 말을 듣자 어머님의 마음속에는 급격한 연민이 휘몰아친다. 동시에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인 당신의 손자 현석이가 떠오른다.


아직 6살인 현석이는 그 순간 졸지에 글씨도 모르고 이름도 못쓰는 과외가 꼭 필요한 아이가 된다.


인사이트허밍버드


소설가는 항변한다. "학교 가면 다 배워" 


이에 어머님은 말씀하셨다. "꼴찌 해", "현석이 아무래도 난독증 같애"


조카의 난데없는 '난독증'설에 소설가는 거품을 물었지만 어머님은 일주일에 세 번, 한 시간씩 하는 과외비로  '착해 빠진'  앞집사람에게 20만원을 주기로 결정지었다.


이쯤되면 누가 너무 착한지 알 수 없을 지경. 


소설가는 꼬맹이 과외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맬 부모님 생각에 머리가 터지도록 아프다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디어 마이 프렌즈'


이 글은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라는 김서령 소설가의 산문집에 나오는 이야기다.


우리 주변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이름으로 사랑이 존재한다.


착한 앞집 사람을 그냥 두고 보지 못하는 그녀의 어머니는 '이웃 사랑', 답답해서 팽글팽글 돌 것 같다는 소설가의 마음은 '엄마 사랑'이다. 


글을 읽으며 빙그레 미소 짓게 되는 우리에게 전해지는 감정은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도 살 만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인간 사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