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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단풍 '화냥X'에 비유한 시로 여성 비하 논란

소설가 이외수가 자신의 SNS에 단풍을 남자를 밝히는 여자의 바람기를 나타내는 말에 비유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인사이트소설가 이외수 / 뉴스1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소설가 이외수가 SNS를 통해 올린 시 한 편으로 구설에 올랐다.


지난 10일 이외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단풍'이라는 제목의 시와 함께 관련 사진 두 장을 올렸다.


그가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은 단풍을 여성에 비유하며 '화냥기'라는 말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외수는 첫 행에서 "저 년이 아무리 예쁘게 단장을 하고 치맛자락을 살랑거리며 화냥기를 드러내 보여도 절대로 거들떠보지 말아라"라고 썼다.


인사이트이외수 페이스북


이어 "저 년은 지금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명심해라. 저 년이 떠난 뒤에는 이내 겨울이 닥칠 것이고 날이면 날마다 엄동설한, 북풍한설, 너만 외로움에 절어서 술독에 빠진 몰골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라며 단풍이 떨어지는 계절적 사실을 여성의 냉정한 태도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여성 누리꾼들은 해당 시에 대해 "시를 읽고 수치스러움을 느꼈다", "비하할 의도가 없었다지만 (이런 말들이) 쌓이면서 사회적 인식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상대에게 해악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등 이외수에게 실망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편의 누리꾼들은 이외수가 악의로 쓴 것이 아니라며 "질퍽한 해학을 이해 못 한다", "문맹이다" 등 문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이외수 페이스북 / (좌) 이외수의 시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댓글, (우) 이외수의 시를 옹호하는 누리꾼들의 댓글


'화냥기'는 남자를 밝히는 여자의 바람기를 이르는 말로 '환향녀(還鄕女)'에서 유래한 말이다.


환향녀는 병자호란 직후 청나라로 끌려갔다 돌아온 여인들을 말한다.


당시 여인들은 억울하게 끌려갔지만 정조를 잃었다고 비난받아 곧바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기도 했다.


시인 류근은 해당 글에 이외수가 악플을 받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심경을 표현하기도 했다.


인사이트류근 페이스북


인사이트이외수 페이스북


그는 "남들보다 조금 더 '화냥녀'의 역사를 알고 있는 나도, 저 시에서 그냥 이외수 감성 특유의 슬픔과 상처의 코드를 느꼈을 뿐인데 이젠, 그조차 '젠더 의식의 결여', '여혐'의 코드로 읽힐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 이외수에게 전화해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해명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외수는 "단풍의 비극적이면서도 해학적이면서 처절한 아픔까지 함유한 단어를 선택하려는 의도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라고 자신의 의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을 비난했다는 둥 하는 비난은 제 표현력이 부족한 결과로 받아들이겠다"라며 "여성을 비하할 의도나 남성우월을 표출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