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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자본의 자발적 노예가 되어가는 삶 그린 소설 '쇼룸' 출간

김의경 소설가의 첫 번째 소설집 '쇼룸'을 통해 물건으로 설명되는 인간의 삶이 소개된다.

인사이트민음사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우리는 이제 먹는 것, 입는 것 그리고 '사는 것'으로 한 사람을 평가할 수 있다고 믿는다.


현대인들은 소비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민음사는 신예 김의경 소설가의 첫 번째 소설집 '쇼룸'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김의경은 2014년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에 장편소설 '청춘 파산'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등단작 '청춘 파산'을 통해 작가는 관념이 아닌 실재로서의 신용불량자, 파산자를 그려내며 한국문학에 낯설고 새로운 서사를 선사했다.


그리고 4년 후, 첫 번째 소설집 '쇼룸'을 통해 물건으로 설명되는 인간의 삶을 파고든다.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자발적이고 성실하게 소비의 노예가 되어 있는 공동체의 모습.


계란 절단기나 레몬즙 짜개, 크노파르프 소파와 헬머 서랍장, 이케아와 다이소, 고시원과 전세 보증금으로 확인 가능한 얇고 슬픈 정체성이 소설 안에 녹아있다.


소설집의 제목인 '쇼룸'은 빛나는 대상을 향해 소설 속 인물들이 지니는 투명한 욕망을 이른다.


작가가 밝히는 '쇼룸'이란 말은 현대 사회에서 접하는 쇼룸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이미지를 나타낸다. 


전시된 공간의 허황됨을 계몽하지 않으며 쾌적하고 합리적인 공간에 찬사를 보내는 것도 아니다.


집중하는 것은 착시에서 발생하는 틈이다.


가지고 싶고, 가질 수 있을 것 같지만 결국 가지지 못하는 상태에 대한 이야기.


소설을 통해 작가는 그 괴리에서 피어나는 불안과 비의를 묵묵히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