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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인 내가 10년 넘게 집에서 나오지 않았던 이유

열심히 살던 한 청년이 일과 인간관계에 지쳐 히키코모리가 되었던 사연을 공개했다.

인사이트YouTube '책읽찌라'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아무것도 안 해요. 영어사전 하나 놓고 그냥 막 돌아다녀요"


위의 말은 지난달 31일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의 한 대목이다.


이날 방송은 한국형 히키코모리인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가는 청년들을 화두로 삼았다.


지난 5월 '미취업 기간 중 주된 활동'을 말하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5~29세 사이 미취업 청년 5명 중 1명(1,487명 중 290명)이 '그냥' 시간을 보낸다.


인사이트YouTube '책읽찌라'


서울 노량진이나 신림동 일대 원룸 및 고시원 주인들은 임대인들이 하루 종일 집에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계속되는 취업과 시험 실패로 깊은 좌절감을 품게 된 이들은 타인과의 접촉을 극도로 피하고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사회에서 더욱 멀어지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소위 '엄친딸', '엄친아'와 자식을 비교하거나 취업이나 결혼 등 이전 세대가 정해놓은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사회적 질타가 심하다.


이 때문에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더욱 간절해지고 친척,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추석이나 설 명절에 자살로 생을 마치는 사람도 점점 늘고 있다.


인사이트YouTube '책읽찌라'


10년 넘게 집에만 있었던 김씨 또한 노량진 고시촌 사람들처럼 누구보다 바쁘게 살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그의 사회생활은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았다.


처음 들어간 회사가 축소되자 눈치를 보다 1년이 되기 전에 자진 사표를 냈고, 전임자의 비리를 메꾸며 일하던 미용실 영업직에서도 9개월 만에 두 손을 들었다.


아버지 스포츠 용품점에 나가 5년간 일하다 중국 광저우에서도 일하게 됐지만 잦은 복통 등 건강상의 문제로 접고 돌아온다.


인사이트한국경제신문


이후 그의 길고 긴 히키코모리 인생이 시작된다. 잇따른 실패로 상처받은 그는 가장 안전한 방에서 나가기를 거부했다.


가끔 만난 어머니가 눈에 띄게 늙어있을 때 그는 죄송한 마음에 몰래 눈물을 훔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밖으로 나오기는 마음만큼 쉽지 않았다. 


기구한 사연의 주인공은 '어쩌다 히키코모리, 얼떨결에 10년'의 저자 김재주씨다.


인사이트YouTube '책읽찌라'


책 속에서 그는 회사를 그만두게 될 때마다 스스로의 무능함을 질책하고 자신을 '쓰레기'라고 말하기까지 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다 세상이 무서워져 방구석에 꼭꼭 숨어들었고 이제 용기를 내 한 발자국씩 밖으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고개 숙이고 인상 쓰는 대신 밝게 웃어보였다. 


또한 두렵지만 막상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도와준다며 집에 숨어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내서 나와줄 것을 권했다.


만약 지금 예전의 저자처럼 집 안에만 있는 사람이 있다면 심호흡을 크게 하고 그의 '방탈출기'를 읽어보자. 


밖으로 나와도 괜찮다는 작은 용기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YouTube '책읽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