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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애 낳는 기계냐"…'출산력 조사' 했다가 비난받고 있는 정부

기혼 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출산력 조사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지난달 말부터 진행되고 있는 '출산력 조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출산력 조사는 기혼 여성이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임신 횟수, 피임 여부, 산전 검진 여부, 분만 실태 등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이는 1964년부터 3년 주기로 시행되고 있다. 올해는 기혼 여성이 사는 1만 가구를 선별해 7월부터 9월까지 조사할 예정이다.


인사이트보건사회연구원 홈페이지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보건사회연구원 홈페이지에는 출산력 조사를 비난하는 게시물이 빗발쳤다.


'출산력'이란 말 자체에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로 보는 시각이 반영돼 있어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출산력이라는 말은 조사가 처음 시행된 1964년부터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여성은 "여성 혼자서 아이를 낳는 게 아닌데 기혼 남성은 왜 조사하지 않냐"며 여성에게만 출산의 책임을 묻는 분위기를 비판하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보건사회연구원이 빈집 현관문 앞에 남기고 간 '출산력 조사표'도 논란이 됐다. 집에 방문한 조사원이 해당 가구에 아무도 없을 때 문 앞에 출산력 조사 관련 쪽지를 남기고 간 것이다.


여성들은 "출산력 쪽지 때문에 여자 혼자 사는 집이라는 것이 다 드러났다"며 "이는 여성을 범죄에 노출시키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소영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출산력은 '출산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일 뿐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생물학적인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출산력 조사에는 여성에 대한 시대착오적, 성차별적 시각이 담겨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