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혼자 죽기 억울해서" 192명 죽인 대구 지하철 방화범 김대한의 최후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14년 전 오늘인 2004년 8월 31일, 부고(訃告) 소식 하나가 전해진다. '대구 지하철 방화범 교도소서 사망'


대구 지하철 참사를 일으킨 방화범 김대한(당시 56세)은 테러리스트가 아니었다. 당시 지하철 내 승객 어떤 사람과도 관계가 없고 원한도 없었다. 단지 사회와 사람들을 향한 복수심에 사로잡힌 인물이었다.


평범한 사람이었던 김대한은 범행 2년 전인 2001년 뇌졸중으로 쓰러진다.


이후 신체장애와 지적장애까지 오게 되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생겨난 분노를 주변에 폭력을 휘두르며 해소하곤 했다. "불을 지르겠다. 다 죽여버리겠다. 혼자 죽기 억울하다. 함께 죽겠다"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30분, 라이터와 휘발유가 담긴 페트병을 품에 안고 김대한은 지하철을 탄다. 범행 예고를 실행으로 옮기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김대한은 열차에 불을 지른 후 자신의 몸에 불이 붙자 당황해 홀로 열차에서 탈출했다. 한국 역사상 철도 관련해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기록한 대형 참사는 그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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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사의 미숙한 대처와 대구 지하철 공사의 안일한 대응까지 겹쳐 이날 192명이 사망했다. 그런 가운데 혼자 열차를 탈출한 김대한은 인근 병원에서 피해자인 척 팔다리에 입은 화상을 치료받았다.


이때 같은 칸에 탔던 환자가 해당 병원에 방문했다 김대한을 알아보고 신고했고 김대한은 긴급체포된다.


김대한은 1심에서는 사형, 2심에서는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법정에서 김대한은 "죽여달라"라는 말만을 되뇌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이듬해 8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교도소에서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죽었다.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며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고 결국 자신 또한 생을 달리한 김대한.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유가족 박모 씨는 당시 부고를 접하고 "개인적인 분노는 있지만 어찌 보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불쌍한 사람"이라며 "마땅히 죗값은 치러야 하지만 허무하게 인생을 마감하는 것 같아 인간적으로 안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침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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