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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아흔일곱살 할머니가 151편의 일기로 담아낸 삶의 기록

강원도 사는 할머니가 30년 동안 기록한 150여편의 시 같은 인생 기록이 책으로 나왔다.

인사이트양철북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평범한 삶의 기록이 수많은 이들의 인생과 가장 닮아있다.


정치사도 경제사도 아닌 한 사람의 삶을 관통한 기록은 '민중사(民衆史)' 그 자체다.


지난 16일 양철북 출판사는 할머니 한 분이 1987년부터 2018년까지 쓴 일기를 묶어낸 책 '아흔일곱 번의 봄여름가을겨울'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강원도 양양 송천 마을에 사는 이옥남 할머니의 일기 가운데 151편을 묶어서 펴낸 것이다.


인사이트저자 이옥남 할머니 / 양철북


할머니는 어린 시절 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그저 아궁이 앞에서 재를 긁어다 '가나다라'를 쓰며 익힌 것을 잊지 않고 가슴에 새겨뒀을 뿐.


결혼해 시집살이를 할 때도 글 공부는 언감생심 꿈도 못 꿨다.


남편과 시어머니를 보낸 뒤에야 여유가 생겼다. 도라지를 캐서 장에 내다 팔고 그 돈으로 글씨 쓸 공책을 마련했다.


인사이트양철북


글자 연습한다고 소일거리로 시작한 일기 쓰기가 30년 남짓. 그 세월 동안 일기가 소복이 쌓였고 지금도 그렇게 쓰고 있다.


아흔일곱이 되어도 할머니에게 세상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다. 매미소리, 새소리, 백합꽃, 곡식 그리고 작은 벌레 한 마리.


도시에 나가 사는 자식들을 그리워하는 할머니의 글은 읽는 이에게 뭉클함을 선사하는 힘이 있다.


인사이트양철북


일하고, 먹고, 그리워하기.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할머니의 소박하지만 평범한 일상이 시처럼, 소설처럼, 수필처럼 읽는 이의 삶을 위로해준다.


한편 '아흔일곱 번의 봄여름가을겨울'은 인터넷서점 알라딘이 새로 선보이는 '북펀드'의 첫번째 도서로 목표 금액의 5배 이상을 기록하며 펀딩에 성공하며 독자들의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