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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이트서 만난 커플 ‘재기’ 꿈 결국 물거품으로

30대 남녀가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재기’를 꿈꿨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는 유족 진술이 나와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지난달 경기 안양시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남녀가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재기'를 꿈꿨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는 유족 진술이 나와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9일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A(37)씨와 B(38·여)씨는 약 2개월 전 인터넷 한 자살사이트를 통해 처음 만났다.  

 

A씨는 최근 재발한 암 치료비 때문에 금전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고, B씨는 남편의 잦은 도박으로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삶의 무게에 짓눌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했지만 이들은 이내 "열심히 살아보자"며 새로운 삶을 다짐했다. 

 

그러나 자살사이트에서 움튼 재기의 노력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다시 살아보려고 이를 악문지 두달 만인 지난달 26일 오후 A씨와 B씨, B씨의 세살배기 딸은 나란히 숨진 채 발견됐다. 

 

방 안에는 불에 타고 남은 번개탄 2장과 편지지 1량 분량의 유서가 놓여 있었다.

 

유서에는 A씨와 B씨가 차례로 절반씩 쓴 것으로 추정되는 "먼저 가서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열심히 잘 살아보려 했지만 잘 안됐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국과수로부터 정확한 사인은 전달 받지 못했지만 모두 일산화탄소에 질식 돼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재기를 꿈꾸고도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만 했던 이들의 사연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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