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대나무숲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홍익대 누드 모델 몰카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전남대에서도 몰카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30일 페이스북 전남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전남대 예술대에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누드 모델로 수업에 참여했다는 A씨의 대자보 사진이 올라왔다.
A씨는 대자보를 통해 대학원생 이모 씨가 수업 중 자신의 나체를 동영상으로 촬영했으며 지도 교수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28일. 대학원 수업이 끝난 직후 정리를 하던 A씨는 몇몇 학생들에게 "이씨가 A씨의 나체를 동영상으로 찍었다"는 말을 들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 즉시 A씨는 이씨를 찾아가 영상 확인을 요청했고 이씨는 도리어 화를 내며 "자! 됐지!"라고 말하며 영상을 삭제했다.
현장에는 지도 교수가 함께 있었지만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도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후 A씨는 이씨가 여러 개의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학과실에 이를 알리며 영상을 지워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씨는 "안 그래도 나이 먹어서 학교 다니는데 내가 사진을 어디에 쓰겠냐"며 "이번 일로 너무 상처를 받아 자퇴할까 생각 중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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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주일 후 A씨는 사과를 받았다. 이씨는 "나도 너만한 자식이 있는 사람이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나도 상처 되게 많이 받았고 많이 아팠다. 미안하다"고 했다.
이를 진정한 사과라 느낄 수 없었던 A씨는 사태를 방관하는 학과실과 지도 교수에 대해 전남대 측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으나 아직 진행해야 할 수업이 많았기에 더 이상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사건이 터졌다. 지난 5월 9일 진행된 수업에서 이씨는 A씨를 조용히 불러 "사진 한 번만 찍으면 안 되냐"고 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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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날 이씨는 자신이 원하는 포즈로 바꾸기 위해 A씨의 몸을 허락도 없이 만졌고 지도 교수는 이번에도 어떤 제지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는 학과실에 이씨의 수업 참가를 막아달라 요청했고 그제서야 학과실은 이씨에게 수업에 참가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대자보를 작성한 A씨는 대학원생 이씨와 전남대 예대, 해당 수업 지도 교수의 서면 사과를 원하고 있다.
그는 "그저 가만히 있는다면 그것은 저와 같은 일을 하시는 분들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될 일이다"라며 "인권이 존중되지 않는 예술은 폭력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A씨는 지난 30일 SNS를 통해 "피해자인 저는 여성이며 가해자인 대학원생도 여성이다. 지도 교수는 남성이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해 전남대 측은 인사이트에 "가해자는 60대 주부인 만학도"라 밝히며 "뒤늦게 공부를 하시다 보니 의욕을 보이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사안은 홍대 몰카 사건이나 각종 성폭력, 미투와는 기본적으로 성격이 다른 사건이기 때문에 같은 시선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에 따르면 피해 모델은 31일 오후 예술대 학장과의 면담을 통해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가해자로 지목된 60대 대학원생은 사과문을 서면으로 제출한 상태며 해당 수업의 지도 교수도 "수업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