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비글커플'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내 몸 만지라고 한 적 없다" vs "나는 강제 추행이란 걸 해본 적이 없다. 양예원에게 잘해줬다"
인기 유튜버 양예원이 피팅 모델 사진 촬영을 하는 과정에서 집단 성추행과 촬영 협박을 당했다는 '양예원 성추행 사건'이 양 측의 상반된 주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양예원은 앞서 지난 17일 자신의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관련 동영상을 올려 3년 전 비공개 촬영회에서 모델로 촬영하는 도중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사진이 온라인에 유출됐다고 밝혔다.
(좌) 양예원 / YouTube '비글커플' (우)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사건 초반엔 대다수의 누리꾼들이 양예원의 편을 들었다.
이후 경찰에 출두한 스튜디오 실장 A씨가 "모든 촬영은 합의된 상황에서 한 것이고, 강압은 전혀 없었다"며 무고를 주장했지만 여론은 여전히 양예원의 주장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A씨가 촬영 당시 양예원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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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는 25일 A씨와 양예원이 2015년 7월 5일부터 9월 30일까지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대화 내용은 A씨가 데이터 복구 업체에 의뢰해 복원한 것으로 증거 감정까지 거쳤다.
대화에 따르면 연락은 양예원이 먼저 했고, 7월 8일 첫 촬영 약속을 한 뒤 9월 18일까지 총 13번의 약속을 잡았다.
특히 대화 내용 중에는 "이번 주에 일할 거 없을까요?"라며 양예원이 먼저 촬영 약속을 잡아달라고 요청한 내용도 있었다. 협박과 강압에 의해 노출 사진을 찍었다는 양예원의 주장과 상반되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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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대화 내용이 공개된 후 여론의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비판적 반응과 함께 '무고죄 특별법(양예원법)의 제정을 촉구합니다' 등의 국민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진위여부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양예원이 먼저 입을 열었다.
26일 SBS '스브스뉴스'가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양예원은 금전적인 이유로 A씨와 촬영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협박당하는 느낌을 받았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촬영을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양예원은 "3년 전 일이라 정확히 무슨 마음이었는지 기억은 안 난다"며 "근데 어떤 심정이었는지 기억이 난다. 솔직히 돈이 필요하니까 아르바이트를 갔던 것은 맞다. 근데 항상 그 사람들은 자기들이 뭔가 불리할 것 같은 경우 얘기들은 전화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에게 먼저 연락한 것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첫 번째 카톡 같은 경우는 '저 이거 못할 거 같다고 돈 없으면 좀 어떻냐'고 그러니까 '전화를 하자'고 하지 않나"라며 "매번 그런 식으로 자기들이 불편할 것 같은 얘기들은 항상 전화로 했다"고 주장했다.
Naver TV '스브스뉴스'
그러면서 그녀는 "전화를 하면 처음에는 회유를 한다. '돈 필요해서 왔던 것 아니냐. 내가 더 많이 챙겨줄 테니, 다음에는 그런 일 없게 할 테니 이렇게 해 보자'는 식으로 얘기했다. 그래도 안 되면 '우리가 사진 다 갖고 있다', '프로 의식이 없다'고 했다. 협박으로밖에 안 들렸다. 가장 무서운 건 유출이었다. '그럼 내가 저 사람들 심기를 건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컸다"라고 밝혔다.
양예원은 "저는 항상 문자로 일정 잡아달라고 보냈던 것"이라면서 "점점 지날수록 솔직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내 인생 망한거 어차피 끝난거 그냥 좀 자포자기 심정이었던거 같다"라고 말했다.
양예원 또 카톡 대화 내용 공개 후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에 대해 "모르면서 그렇게 함부로 얘기하는 거 너무 견디기 힘들다. 모든 건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라며 힘든 심경을 토로했다.
양예원이 카톡 대화 내용에 대해 이 같이 반박하자 스튜디오 실장 A씨는 그녀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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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스브스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A씨는 "강제 추행을 했다면 이렇게 촬영을 많이 안했을 것이다. 네가 양예원 씨한테 계속 존댓말로 예의있게 말한게 나오지 않나"라며 "나는 강제 추행이란 걸 해본 적이 없고 양예원 씨는 거리감도 있고 되게 저는 잘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유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언론에 나오니까 황당하다. 제가 피해자다"라며 "유출범, 그 사람 때문에 이렇게 된건데 유출범을 찾아야되는데 저한테 마녀사냥처럼 화살이 날아온다. 여론이 이렇게 몰아가서 억울하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처럼 양 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어느 쪽이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경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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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서울지방경찰청은 28일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마포경찰서가 유튜버 양예원과 배우 지망생 이소윤이 성추행, 강압적 촬영, 사진 유출을 호소한 사건의 피의자 2명을 추가로 특정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새로 밝혀진 피의자 C씨는 이소윤의 사진을 다른 사람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D씨는 자신이 찍은 이소윤의 사진을 다른 비공개 촬영회에 참석했던 지인이 촬영한 다른 모델의 사진과 교환하는 식으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기존 피의자는 총 3명으로 촬영회가 이뤄진 스튜디오 실장 A씨, 촬영회 참가자 모집 담당 B씨, 양예원의 사진을 재유포한 혐의를 받는 강모 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