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양예원 / YouTube '비글커플' (우)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인기 유튜버 양예원의 폭로로 수면 위로 드러난 '스튜디오 성폭력 촬영회'와 가해자로 지목된 A실장.
그런 가운데 스튜디오 촬영회는 소위 소라넷처럼 공공연한 산업이었으며, A실장은 10여 년 전인 2008년에도 유사한 사건으로 고발당한 전력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한사성)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양예원씨에게 힘이 되고자 한다며 스튜디오 촬영회의 실체와 A실장의 과거를 밝혔다.
한사성에 따르면 해당 사건이 공론화되기 전 여성 2명이 양예원과 동일한 수법으로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 호소문 / Facebook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여성들은 일반적인 피팅모델 촬영이라 생각하고 현장에 도착했고, 부당한 계약서에 서명했다.
계약서에는 '갑과의 계약이 이뤄졌을 시 을은 동의 없이 계약을 파기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모든 것은 을의 책임이다', '갑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계약금 및 모든 손해액 두 배를 배상해야 한다' 등의 독소조항이 빼곡히 적혀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계약서를 작성할 때 촬영 수위와 방식이 합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양예원을 비롯한 수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했다고 한사성 측은 보고 있다.
한사성은 "스튜디오 촬영회가 소라넷처럼 여성들만 모르고 있던 공공연한 섹스산업"이라면서 "사진 찍는 놈, 올리는 놈, 삭제해 주는 놈들이 카르텔을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스튜디오 촬영 신청받는 게시물 / Facebook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겉으로는 평범한 사진 동호회처럼 보이는 몇몇 조직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 공개된 장소에서 희생양으로 삼을만한 일반인 모델을 계속 모집해왔다고 한다.
이들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촬영된 사진은 즉각적인 신고를 피하고 용의자 특정을 어렵게 하기 위해 몇 년이 지난 후에야 해외 불법 포르노 사이트로 유출했다.
그리고 예사롭지 않은 사이트 Y가 주목받기 시작한다. 촬영한 지 2~3년이 지난 사진이 가장 먼저 공개되면서도 사진 유출 규모가 어마어마했던 것.
이에 한사성은 Y사이트가 사진 촬영자 혹은 최초 유출자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고 그 뒤를 파헤쳤다.
Facebook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그 결과, Y사이트는 특정 '사이버 장의사'와 결탁, 피해 당사자가 삭제 요청을 하면 즉각적으로 차단 처리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사성은 "해당 사이트가 요구하는 서류를 갖추고 게시물 삭제 요청을 했으나 5회 이상 차단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상의 모습이 지금과 같을 때, 우리는 봐도 괜찮은 포르노와 시청하면 안 되는 포르노를 구분할 수 없다"며 "사진만으로 피해자들을 판단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끝으로 한사성은 양예원에게 "당신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 유포한 사람들의 잘못, 클릭한 사람들의 잘못, 가해자 때문이다"며 "스튜디오 촬영 폭력 문제를 수면 위로 올려 준 용기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