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고시 포기 못해 수십년간 거리 떠돈 서울대 법대 출신 할아버지

인사이트TV조선 '시그널'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지하철에서 칫솔 팔던 할아버지가 저 할아버지였어?"


서울대 법대 2학년 재학 중 사법고시 1차에 합격할 정도로 수재였던 할아버지가 지하철에서 칫솔을 파는 '고시 폐인'으로 전락한 이유에 대해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서울대 법대 출신 50년 고시 폐인 70대 할아버지 김기두(72) 씨의 이야기를 담은 TV조선 '시그널' 방송분(4월 6일 방송)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방송에 따르면 김씨는 퇴근길로 붐비는 2호선 지하철에 주로 출몰해 승객들에게 칫솔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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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누구도 김씨가 판매하는 칫솔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삐뚤어진 가발과 깨지고 더러운 안경, 낡은 옷, 그리고 그에게서 나는 악취까지. 추레한 김씨의 행색에 승객들은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더구나 김씨의 커다란 카트는 '만원 지하철'에서 승객을 발을 밟기 일쑤다.


결국 김씨는 불법 판매와 악취로 지하철 단속반에게 연행됐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1년에 할아버지 적발 건수가 100건 이상 될 것 같다"며 김씨가 승객들의 신고로 자주 끌려온다고 설명했다. 김씨로 인한 승객들의 피해가 적지만은 않은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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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난 김씨는 쓰레기로 가득 찬 고시원 방에 돌아왔다. 그런 그의 방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책상 위 영정 사진이다.


이에 대해 김씨는 서울대를 졸업했다고 밝히면서 "시골에 살던 어머니가 아들의 고시 공부 뒷바라지를 위해 서울에 올라왔다가 결국 돌아가실 때까지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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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김씨의 모습은 서울대학교 1970년 2월 졸업앨범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김씨는 서울대 법대 2학년 재학 시절 사법고시 1차에 덥석 합격할 정도로 수재였지만, 매번 아쉽게 2차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렇게 10여년이 흐르는 동안 함께 사시를 준비했던 친구들은 전원 합격해 어느덧 판사, 검사, 변호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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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남은 게 불안했던지 김씨는 30대부터 조현병 증상이 와 본인이 도청을 당하고 혹여 독이 든 음식을 섭취할까 봐 걱정하는 등 매우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아직 김씨는 고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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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판매한 칫솔 수익금과 서울대 동문 변호사들에게 받는 기부금으로 겨우 생활을 이어가면서 말이다.  


이에 대해 동문이자 선배인 박찬종 변호사는 "지금 우리나라 고시 낭인들의 기본 문제가 김씨에게 함축돼 있다고 본다"며 "그 확률과 가능성을 보고 계속해서 시험을 보는 것은 자기 인생을 스스로 버리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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