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팔아 먹은 '친일파' 이해승 재산 '300억' 환수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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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조선 '주말뉴스' 캡처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은 지 73년이나 흘렀지만 친일파 재산 환수는 멀기만 하다.


정부가 친일파 이해승 후손을 상대로 땅 소유권 민사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지난 26일 서울북부지법 민사 11부(부장판사 이근영)는 법무부가 이해승 손자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 등기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2007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회는 이해승을 친일재산귀속법에서 규정한 '한일합병의 공으로 작위를 받은 자'로 분류, 이해승 손자가 상속받은 재산의 일부인 땅 192필지를 국가에 귀속시키기로 했다.


그러나 이해승 손자는 이에 불복하고 국가귀속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당시 이해승 손자는 "후작 작위는 한일 합병의 공이 아니라 왕족이라는 이유로 받은 것이므로 재산 귀속 대상이 아니다"라는 논리를 펼쳤다.


결국 법률상 허점 때문에 이해승 손자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를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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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계기로 2011년 국회는 친일재산귀속법 내용에서 '한일합병의 공으로'라는 부분을 삭제했다.


또 개정법을 소급 적용할 수 있다는 부칙도 신설했다.


법무부는 이를 바탕으로 2010년 대법원 판결을 뒤집기 위해 이해승 손자 땅 소유권과 관련한 재심을 청구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이번엔 개정법 부칙의 단서가 발목을 잡았다.


부칙에는 '위원회가 개정 전 친일재산귀속법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경우 개정된 규정에 따라서 결정한 것으로 본다. 다만, 확정판결에 따라 이 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정된 경우에는 그러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재판부는 부칙에 따라 이해승 손자에게 내려진 대법원 판결을 '확정 판결'로 보고 소급적용 대상이 아니라 판단했다.


서울북부지법은 "이 사건은 과거 행정소송으로 귀속 결정이 취소됐기 때문에 개정법을 소급해서 적용할 수 없다"고 판시하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법무부는 친일파 후손의 재산을 환수하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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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04년 친일반민족행위자진상규명특별법, 2005년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국가귀속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정부는 본격적인 친일파 재산 환수에 착수했다.


실제로 여의도 면적의 약 1.3배 되는 친일파 땅을 국고 환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나, 이는 전체 재산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심지어 대부분의 후손들이 친일파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제3자에게 팔거나 외국으로 이민 간 사례가 많아 환수 작업에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해승은 1910년 일본 정부로부터 '후작 작위'를 받고 막대한 지위와 부를 누렸다.


이해승은 이완용이 소속된 친일단체에서 고문으로 활동했으며, 일제에 국방헌금을 전달하는 역할도 맡았다.


이해승이 소유하고 있던 경기 포천시 땅, 서울 진관동 및 응암동 땅을 물려받은 후손은 그랜드힐튼호텔 이우영 회장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2006년 이를 각각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 제3자에게 팔아 228억 2400만원의 이익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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