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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의 얼굴은 전생에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이다"

지금의 얼굴에는 전생의 사랑, 현재의 사랑이 담겨 있고 미래의 누군가에게 전생의 사랑을 기억하는 흔적이 그려져 있는 게다.

인사이트tvN '도깨비'


[인사이트] 김연진 기자 = 누가 그러는데, 사람은 살아생전


자기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로 태어난다고 한다.


그러니까,


지금의 얼굴은 전생에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인 것이다.


거짓말. 아무도 사랑하지 않으면요?


그러면 다시는 안 태어나지.


거울을 보자. 당신의 얼굴을 보라. 아름답지 아니한가. 혹 그렇지 않다면, 아름답지 않아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래서 너무 슬프다면,


걱정하지 말자. 전생의 당신은 지금의 얼굴을 열렬히 사랑했으리라.


인사이트SBS '푸른바다의 전설'


그렇게 전생의 당신은 지금의 얼굴을 지닌 누군가와 사랑을 그렸다.


지금의 얼굴에는 전생의 사랑, 현재의 사랑이 담겨 있고 미래의 누군가에게 전생의 사랑을 추억하는 흔적이 될 게다.


그러니, 지금 당신의 모습을 사랑하라.


작가 전경린은 장편소설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을 통해 이런 말을 하고 싶었나 보다.


그는 작품에서 스무 살의 여자, 여자의 스무 살을 이야기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인공을 스쳐 가며 변화하는 사랑, 아름다움, 욕망의 형체를 묘사한다.


인사이트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필자는 작가가 '검은 설탕'이라고 말한 이유를 생각해봤다. 그 이유는 우리가 스스로를 '검은' 설탕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본다.


검은 설탕과 흰 설탕은 본질적으로 같다. 다만 이상적인 설탕이 흰 설탕이라는 이유로 자책하고, 책망하고, 미워하며, 슬퍼한다.


가만 생각해보면 검은 설탕이 더 맛이 좋다. 달다. 본질을 숨기고 다른 형체를 드러낼 뿐.


슬퍼하지 말자. 검은 설탕이라고. 청춘은 검은 설탕이 녹는 시간이다.


그 검은 설탕은 다른 시간에게, 다른 존재에게 의미가 있다. 그러니 흰 설탕을 잊어라.


그리고 언제나 한결같이 검은 설탕이어라.


인사이트tvN '도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