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훔쳐 조사받다 자살한 고교생…"경찰 기본 매뉴얼도 안 지켰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담배 4갑을 훔쳐 입건된 고교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 당시 경찰이 기본적인 수사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 세종경찰서는 지난 1월 슈퍼마켓에선 담배 4갑을 훔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A(18)군이 법원 출석을 앞두고 목숨을 끊었다고 밝혔다.


A군은 특수절도로 경찰조사를 받은 데 이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지자 심적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 이후 A군 유족들은 경찰이 A군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A군을 검찰에 송치할 때까지 부모나 선생님 등 보호자에게 단 한 번도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이는 범죄수사규칙 211조 '경찰관은 소년 피의자에 대한 출석요구나 조사를 할 때 그 소년의 보호자나 이에 대신할 자에게 연락해야 한다'는 지침을 어긴 게 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소년범 수사에 필요한 학교전담경찰관(SPO)과의 연계 매뉴얼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는 소년 피의자가 있을 시 해당 학교를 담당하는 전담경찰관을 부수사관으로 지정한다. 이를 통해 사후 관리와 재발 방지 등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소년 피의자 조사에서 가장 기본적인 매뉴얼이다. 하지만 A군에게는 전담경찰관이 배정되지 않았다.


이에 A군 아버지는 "경찰이 부모에게 연락해야 한다는 규정과 SPO 규정만 제대로 지켰어도 아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었다"고 한국일보를 통해 밝혔다.


특히 A군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한 번의 실수로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피해를 끼쳐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번 사건과 관련 세종경찰서 측은 "A군이 엄마라고 거짓말하며 친구 전화를 바꿔준 것을 그대로 믿어 결과적으로 규칙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SPO 지정을 하지 못한 점 역시 실수를 인정하며 "이런 일이 벌어지게 돼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해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해당 경찰관을 징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황규정 기자 kyoojeong@insight.co.kr

[저작권자 ⓒ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여러분의 제보가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세상을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인사이트의 수많은

기사들은 여러분의 제보로부터 시작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