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5일(목)

1년 전 오늘(10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날입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최민주 기자 =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지난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는 대한민국 현대사에 다시 없을 순간이 그려졌다.


국정 농단 사태로 탄핵심판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결국 파면당한 것이다.


적폐 청산의 신호탄이 된 '파면'이라는 단어가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입에서 나오기까지 속속 드러난 일들은 그야말로 '격동하는 현대사'의 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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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시작은 지난 2016년 10월 24일, 최순실의 국정운영 개입 의혹을 제기한 JTBC의 보도였다.


태블릿 PC가 공개되고 박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의 정체가 밝혀지자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다.


특검은 미르·K 스포츠재단, 국민연금이 연루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뇌물공여, 문화계 블랙리스트,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학사 특혜 비리, 청와대 비선 진료 등 15개 사안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30명 가량의 정부 인사들이 대거 구속·기소됐다. 국정 농단의 실체가 점차 드러나고 있었다.


인사이트(좌)연합뉴스 / (우)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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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하야하라!"


분노한 민심은 마른 날 들판에 번진 불처럼 일었다.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는 2016년 10월 29일 1차를 시작으로 2017년 3월 11일 20차까지 매 주말마다 열렸다.


어린아이부터 학생, 직장인,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 대에 관계 없이 광화문 광장을 촛불로 수놓았다.


검찰이 2016년 11월 3일 최순실을 구속하고 한 달 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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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이 구속되고 한 달여 후 2016년 12월 9일, 국회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7년 3월 10일,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파면이 선고됐다.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다시 광화문 광장에 모여 민중의 힘이 승리한 역사적인 날을 기념했다.


헌재의 파면 선고 2개월 만에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지금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정식 공판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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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건강을 이유로 재판에 나타나지 않는 일이 잦았고 법원은 이에 구속 연장을 결정했다.


1년이 넘는 수사와 공판 끝에 지난달 13일 국정 농단의 주범 최순실은 징역 20년,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았다.


또 지난 27일 열린 결심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는 징역 30년과 벌금 1천 185억원이 구형됐다. 탄핵 후 구속기소된 지 316일만이다.


1년 전 오늘 발표된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에는 이렇게 나와있다.


"피청구인의 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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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하나로 대한민국을 맡긴 국민들, 그리고 그 믿음을 기만하고 저버린 전직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은 단지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을 사건이 아닌, 대한민국이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최민주 기자 minjoo@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