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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때 자신 성폭행한 테니스부 코치 16년 만에 징역 10년 먹인 여성

고작 11살이었던 어린 소녀를 1년 동안 성폭행한 남성이 16년이 지나서야 죄가 인정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연극계 이윤택을 시작으로 인지도 높은 배우들, 세계 유명 영화제를 휩쓴 김기덕 감독까지 그동안 수면 아래 머물렀던 성폭력 사태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여기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정봉주 국회의원 등도 성폭력 논란에 휩싸이며 '미투운동'은 정치권까지 확산됐다.


자신의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하며 수년 전 일어났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있는 피해자들. 이들은 가해자들의 진심 어린 사과와 죄에 합당한 처벌이다. 


이러한 가운데 16년 전 겨우 11살이었던 자신을 성폭행한 남성을 직접 법정에 세워 징역형을 받게 한 여성의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해 10월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는 강간 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40)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상당히 시간이 지난 후 고소한 사건이지만 피해 여성 김모씨(27)의 진술이 매우 구체적이고 일관된 점을 살펴 성폭행을 인정했다.


혼자서만 아파해야 했던 그의 이야기는 16년 전 초등학교 4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어릴 적부터 테니스에 흥미를 느낀 김씨는 철원의 한 초등학교 테니스부에 들어갔다.


이때 김씨는 학교 테니스 코치로 근무하던 A씨를 처음으로 만나게 됐다.


자신의 스승이나 다름없는 코치의 말은 김씨에게는 법보다 어길수 없는 것이었다.


이를 무기 삼아 A씨는 2001년 7월 말 테니스부 합숙훈련 기간에 따로 김씨를 라커룸으로 호출했다.


아무것도 몰랐던 김씨는 테니스장 라커룸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끔찍한 성폭행이 발생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라커룸을 시작으로 A씨는 틈날 때마다 김씨를 불렀다. 숙소에서 월드컵을 보고 있을 때도, 우산을 찾으려 다시 학교에 왔을 때도.


이렇게 1년을 끔찍한 고통 속에서 살았던 김씨는 저항하거나 성폭행 피해 사실을 누군가에게 알릴 수도 없었다.


그 이유는 당시 테니스부 특성상 폭언과 구타가 자주 이뤄졌기 때문. 특히 김씨와 A씨는 선수와 코치라는 위계질서가 명확했다.


'죽을 때까지 너랑 나만 아는 일이니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A씨의 말을 무조건 들어야겠다고 김씨는 생각했다.


1년간 4차례에 걸쳐 성폭행 피해를 본 김씨는 이 사건을 계기로 좋아하던 테니스도 잊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에 시달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김씨는 그렇게 홀로 아픔을 삭이며 성인이 됐다. 그러던 중 지난 2016년 5월 한 테니스 대회에서 A씨를 우연히 마주쳤다.


16년 전 자신을 성폭행한 A씨를 만난 김씨는 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끔찍한 기억이 떠올라 온몸이 얼어붙었다.


지금도 성폭행범이 버젓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모습에 분노한 김씨는 고소를 결심했다.


용기를 낸 김씨는 변호사와 성폭력 상담사 등의 도움을 받아 A씨를 성폭행범으로 소송을 진행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가 초등학교 졸업 이후에도 테니스 선수와 지도자로서 생활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자신을 지도했던 코치를 고소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이 흘러 갑작스럽게 피고인을 허위로 무고할 이유나 동기 역시 찾아보기 어려운 점 등으로 볼 때 범행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러한 재판부의 결정에 16년 만에 A씨는 1심 판결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