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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한국인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가 10년 만에 과거 우주 프로젝트를 진행한 정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최근 과학비평잡지 '에피' 3월호에는 이 씨의 한국인 최초 우주 비행 10년을 기념한 인터뷰가 실렸다.
공개된 인터뷰 속 이 씨는 "나는 (한국 정부의) 우주인 배출 사업이 만들어낸 상품"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앞서 2008년 이씨는 한국 우주인 배출 사업을 통해 4월 8일부터 19일까지 러시아 소유즈 TMA-12호를 타고 우주로 떠났다.
한국 역사상 유례없던 우주인이 탄생하는 순간인 만큼 온 국민적 관심이 더해졌다.
우주를 다녀온 이씨는 이후 각종 외부강연, 과학 관련 행사에 참석하며 대외 활동을 펼쳤다.
그러던 중 2012년 이소연은 돌연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곳에서 2013년 재미교포와 결혼을 했고 현재도 미국에서 거주 중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이씨는 10년 만에 미국으로 떠나게 된 사정을 털어놨다.
이씨는 우주에 머물 때 만해도 정부가 우주 프로젝트 후속 사업을 구상해놓은 줄만 알았다고 말했다.
다른 계획들이 잡혀 있는 줄 알고 귀환한 이씨는 우주인 사업이 단지 3년짜리 단기 사업이고 끝이 난다는 사실에 허탈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씨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담당자를 만나 이러이러한 실험은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단지 우주인 배출 사업의 목표가 국민의 관심이었다면 그나마 성공적으로 볼 수 있지만 한국의 우주과학을 발전시키는 게 목표였다면 후속 사업도 없고 후속 실험도 안 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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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이명박 정권으로 넘어가면서 정책 설계자와 수행자가 바뀐 것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MB 정부 당시) 목표와 방향이 달라졌던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씨가 우주로 떠난 2008년은 참여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바뀐 시기였다. 정권이 바뀐 만큼 과거 '과학기술부'였던 정부 부처명도 '교육과학기술부'로 교체됐다.
새 정부는 이씨에게 '정부 로고'를 잘 보이게 붙이라고 요구했고, 이씨는 직접 우주복에 달린 패치와 각종 물품에 붙은 스티커를 바꿔야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때 지구와 교신할 때마다 '그거 다 뗐나? 확실히 다 붙였나?'라고 묻던 말이 생생하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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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그런 상황에서 욱한 것 반, 먼 미래를 계획한 것 반의 이유로 한국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결국 이 씨는 2012년 항공우주연구원을 휴직하고 미국으로 향했다.
현재 그는 미국 시애틀의 워싱턴대 공대 자문위원 자격으로 학생들의 연구 활동을 돕고 있다.
여기에 실리콘밸리에 있는 인공위성 스타트업 기업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강연 등에 오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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