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를 입은 고준희 양 암매장 피고인들 / 연합뉴스
[인사이트] 이별님 기자 = 故 고준희 양을 학대치사하고 암매장한 주범들이 무려 17번이나 반성문을 제출해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전주지법에 따르면 준희양 친부 고모 씨는 지난달 6일부터 최근까지 1심 재판을 맡은 전주지법 제1형사부에 17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냈다.
고씨는 반성문에 "딸을 방치 및 폭행했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 데에 대해 뉘우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고씨는 첫 재판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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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 동거녀 이모 씨는 2차례, 시신 유기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이씨 모친 김모 씨도 1차례 반성문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형사재판 피고인 중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이들은 형량을 낮추기 위해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한다.
형량의 경중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진심으로 뉘우치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피고인들이 정말 잘못을 뉘우친 것인지 의문이 남은 가운데, 이들이 '형량 줄이기 꼼수'로 반성문을 활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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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변호사는 "피고인들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형량을 줄이려고 줄기차게 반성문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씨와 이씨는 지난해 4월 준희 양의 발목을 수차례 밟는 등 심각하게 학대하고 방치했다.
끔찍한 학때 때문에 준희 양이 숨지자 이들은 같은 달 27일 오전 2시께 이씨의 모친인 김씨와 함께 준희 양의 시신을 군산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
당시 경찰과 소방당국은 경찰인력 180명과 소방인력 10명 등 190명으로 구성된 인력을 총동원해 준희 양을 찾기 위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온 국민을 충격과 분노에 빠트린 이들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은 오는 14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이별님 기자 byul@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