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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고맙다. 결코 기죽지 마라" 제천 화재 당시 고개 숙인 소방관들에게 한 유족이 전한 말이다.
지난해 12월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천화재 관련 소방공무원 사법처리 반대'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돼 많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었다.
청원이 알려지자 많은 국민들이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목숨 걸고 화재 진압하는 소방관들의 노고에 공감하는 반응이 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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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달 25일에는 '소방공무원 복지 향상을 위해 힘써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또 하나의 청원이 올라와 소방관 처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증명했다.
청원자는 "위급한 현장 최일선에서 국민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하시는 소방공무원분들 위험수당이 6만원이라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라며 "수당 신설 및 수당 인상을 해달라"고 말했다.
실제 소방관들은 월 6만원에 불과한 위험수당을 받으며 화마와 싸우고 있다.
소방 업무는 화재 진압이 주된 업무로 고열에 노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무거운 장비, 방화복 등으로 근골격계 질환에 취약하다.
또 사이렌, 엔진, 펌프 등에서 나는 소음, 유독물질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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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소방공무원 순직 및 공상 현황'에 따르면 2012년 285명이었던 공상자(부상자)는 2016년 448명까지 증가했다.
2012~2016년 부상자 총 1,725명 중 구급활동과 화재진압으로 부상을 입은 소방관이 각각 419명(24.2%), 350명(20%)으로 가장 많았다.
소방관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장비 노화도 만성적으로 제기되는 문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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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실시한 장비보유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화재진압대원의 개인안전장비의 노후율은 전국 평균 방화복(29.2%), 헬멧(27.3%), 안전화(19.2%), 안전 장갑(22.5%), 공기호흡기(32.1%), 호흡기면체(32.2%) 등이다.
소방관들은 심지어 방수복과 안전화, 안전모를 제외한 나머지 장비는 사비로 사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위험수당 월 6만원이 무색한 이유다.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일이 턱없이 낮은 수당, 장비 노화 등으로 방해를 받는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소방관의 임금에 대한 처우와 장비 노화 문제가 시급히 개선돼야 하지만 여전히 '소방관 눈물 닦아주기 법안'은 1년 째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하영 기자 h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