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 16℃ 서울
  • 8 8℃ 인천
  • 16 16℃ 춘천
  • 15 15℃ 강릉
  • 16 16℃ 수원
  • 13 13℃ 청주
  • 13 13℃ 대전
  • 11 11℃ 전주
  • 13 13℃ 광주
  • 16 16℃ 대구
  • 18 18℃ 부산
  • 16 16℃ 제주

"제발 살아돌아와" 현장 나갈 때마다 동료 소방관들이 보내주는 카톡 (영상)

생사가 오가는 구조현장으로 동료들을 보내며 소방관들은 반드시 살아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인사이트

EBS '다큐 시선-소방관, 영웅의 트라우마'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하루에도 몇 번씩 사고현장을 오가며 수많은 목숨을 구하는 소방관들. 하지만 정작 소방관들은 자신의 안위를 지키지 못할 때가 많다.


때로는 현장에서 동료의 시신을 수습해야 하는 비극적인 상황도 마주한다.


그래서일까. 매일 구조작업에 나서는 소방관들의 단체 대화방에는 "제발, 꼭 살아 돌아와"라는 말로 도배돼 있었다.


지난해 11월 방송된 EBS '다큐 시선-소방관, 영웅의 트라우마'에서는 끔찍한 사고 현장 때문에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하는 소방관들의 애환이 그려졌다.


인사이트


인사이트EBS '다큐 시선-소방관, 영웅의 트라우마'


대구 동부소방서에서 근무하는 강영웅 대원은 올해로 소방공무원이 된 지 3년이 됐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한테 가장 먼저 다가가서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소방관의 길을 택했다. 무엇보다 "아빠가 119구급차 탔으면 좋겠다"고 말한 어린 딸이 큰 용기가 됐다.


두 아이의 아빠인 강 대원은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3주 동안 교대근무를 하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겨우 짬을 낸다.


가족들과 멀리 여행가는 것은 꿈도 꿀 수가 없다. 사명감이 없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인사이트


인사이트


인사이트EBS '다큐 시선-소방관, 영웅의 트라우마'


뒤늦게 소방관이 된 남편을 보며 아내 장애화씨는 생각이 많아졌다. 소방관 남편은 예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많은 상처를 받고 힘들어했다.


가령 일반인들은 '문개방 사건'이라고 하면 그냥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 사람이 어떤지 확인하는 정도로 생각하겠지만, 소방관은 그렇지 않다.


구조자가 어느 방에 있을지, 혹시나 욕실에서 목을 맨 건 아닌지 오만가지 상상이 소방관의 머릿속을 헤집는다.


강 대원은 "현장은 사연이 있다. 예를 들어 추락 자살 환자들은 우리가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주머니를 살핀다. 그러면 유서가 나온다. 그걸 읽으면 안 되는데 만약에 읽으면 트라우마가 생긴다"고 말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EBS '다큐 시선-소방관, 영웅의 트라우마'


현장에서의 나쁜 기억을 빨리 떨쳐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강 대원이지만 그에게도 절대 잊힐 수 없는 사건이 있다.


2016년 10월, 태풍 차바로 강물이 불어나자 침수된 차량에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소방관들이 출동했다.


그중에는 故 강기봉 소방관도 있었다. 그는 강영웅 대원과 소방학교 같은 방에서 동고동락했던 동료였다.


강기봉 소방관은 갑자기 불어난 물 때문에 고립됐고, 한 시간 동안 사투를 벌였지만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붙잡고 있던 손을 놓아버렸다.


인사이트


인사이트EBS '다큐 시선-소방관, 영웅의 트라우마'


실종 11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강기봉 소방관. 친구의 안타까운 죽음은 씻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았다.


소방관들은 서로에게 아픔이 되지 말자는 약속을 하며, 구조에 나설 때마다 "제발 살아 돌아와"라는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아내 최씨는 "신랑의 대화방을 보면 동기들 전부 다 '제발 살아 돌아와' 이런 글들이 있다. 그런 걸 보면 눈물이 나온다"고 전했다.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만으로도 버거운 소방관들. 이들에게 동료의 죽음은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굴레와 같았다.


인사이트


인사이트 EBS '다큐 시선-소방관, 영웅의 트라우마'


한편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에 따르면 소방관들은 1인당 평균 6.36건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심리치료를 받은 소방관의 수는 2012년 363명에서 2015년 6050명으로 무려 16배나 급증했다.


2012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도 47명이나 된다. 이에 정부는 소방공무원의 외상후스트레스(PTSD) 등 심리 치료와 부상자 재활을 위한 복합치유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YouTube 'EBSDocumentary (EBS 다큐)'


펑펑 눈물 쏟으며 '세월호 구조헬기' 추락 현장서 동료 시신 수습한 소방관들 (영상)처참하게 훼손된 동료 소방관의 시신을 수습하며 구조대원들은 빗물인지 눈물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오열했다.


"화마 없는 곳에서 편히 잠드소서"…동료 잃은 소방관의 절규석란정 화재 당시 매몰된 소방관들을 추모하는 동료들의 모습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