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우이동서 한국전쟁당시 민간인 학살 추정지 첫 발견
서울에서 한국 전쟁 당시 민간인이 집단 학살된 것으로 보이는 장소가 처음 발견됐다.
[인사이트] 이소현 기자 = 서울에서 한국 전쟁 당시 민간인이 집단 학살된 것으로 보이는 장소가 발견됐다.
지난 3일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전국유족회(이하 한국전쟁유족회)는 한국 전쟁 기간 민간인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16일 우이신설선 정비 공사를 하던 한 노동자가 유해 일부를 발견해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한국전쟁유족회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보고서를 인용해 서울 강북구 우이동 319번지에서 수습 유해 최초 6개체와 미수습 유해 최소 2개체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는 서울 성북구 우이동 신설선 북한산우이역 인근 등산로 입구다.
발견된 학살 추정지에는 6세부터 60세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매장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유해에는 M1 소총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탄두가 박혀있었고 손목 부위를 철사로 결박한 상태의 유해도 있었다.
매장 특징과 정황을 살폈을 때 감식단은 민간인 희생자 사건과 매우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전쟁유족회는 이들 유해의 모습이 민간인 학살 장면을 목격했다는 우이동 주민 원용봉(83)씨의 증언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원씨는 "1951년 10월 경찰이 6.25 전쟁 이전 북에서 내려와 살고 있던 음악선생님 부부와 장모, 아들 2명 등 일가족을 사살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한국전쟁유족회는 한국 전쟁 당시 군경이 남에 거주하던 북한 출신 주민들을 일명 '빨갱이'로 몰아 집단 학살을 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이번 발견을 두고 "9.28 서울 수복 이후 불법적으로 자행된 자의적 처형·학살의 물적 증거가 처음 발견된 것"이라며 진실화해위원회법 개정을 통해 과거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소현 기자 so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