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국내 반도체 전문 기업 신입 사원 연수회에서 두 명의 사원이 사실상 퇴사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직장인 모바일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번 신입 대물렌즈 사건 아냐'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B씨에 따르면 사건은 A사 신입 연수원에서 벌어졌다.
당시 사원들은 교육 과정 중 조를 나눠 '캐치마인드'라는 게임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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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마인드는 출제자가 그림으로 특정 단어를 묘사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맞추는 '연상 게임'이다.
이날 게임에 출제된 문제는 '대물(對物)렌즈'였다. 대물렌즈는 망원경이나 현미경의 가장 처음에 배치되어 있는 렌즈다.
물체와 가까워 '대물'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사용자 눈쪽에 가까운 렌즈는 '접안(接眼)'렌즈라고 한다.
그런데 '대물렌즈'라는 문제를 본 신입사원은 그림판에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연상케 하는 듯한 물체와 렌즈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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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무대 중앙의 대형 스크린에 비춰져 전 사원에게 공개됐다.
이어진 문제는 '젖산'이었다. 젖산은 강도가 높은 유산소 운동을 할 때 우리 몸에 축적되는 피로 물질이다.
문제를 본 신입사원은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연상시키는 그림과 함께 산을 그렸다고 한다.
남녀 신입 사원이 함께 있던 연수원에서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성희롱 논란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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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B씨는 "보고가 올라가서 문제 출제자와 그림 그린 사람 둘 다 퇴사 처리를 당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A사 관계자는 인사이트에 "1월 중순 그룹 차원에서 진행했던 신입사원 연수 마지막 날 해당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물의를 빚은 신입사원들은 내부 규정에 의해 퇴소 조치됐다"면서 "정식 사번을 부여받기 전이었고, 사실상 입사는 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한샘과 현대카드에서 잇달아 직장 내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로 인해 최근 공기업·사기업을 가리지 않고 성(性) 관련 문제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