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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이 재조명한 문재인 대통령 13년 집념의 '간첩 조작' 변호 사건

독재정권 당시 무고하게 '간첩'으로 몰린 피해자들의 누명을 벗겨주려 13년 가까이 변론을 맡은 인권 변호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

(좌)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신귀영 씨, (우) 변호사 시절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그것이 알고 싶다'가 독재정권 시절 간첩으로 몰려 무고하게 옥살이했던 고문 피해자들의 삶을 조명하면서, 1980년대 '간첩 조작 사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국가도 외면한 사건 피해자들은 수십 년이 흐르고 정권도 여러 번 바뀌고 나서야 겨우 '무죄'를 인정받았다.


이러한 가운데 간첩으로 몰렸던 피해자들의 손을 잡고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노력했던 변호사가 문재인 대통령인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사라진 고문 관계자들' 편에서는 1980년 '진도 간첩단 조작사건'에 연루돼 18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석달윤 씨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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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당시 석씨는 안전기획부에 끌려가 끔찍한 고문을 당했고, 현재는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


수사관들은 성기에 볼펜 심지를 끼우거나 양쪽 종아리 무릎 뒤에 각목을 끼워 매달아 놓는 등 견딜 수 없는 고문으로 석씨의 허위자백을 받아냈다.


석씨가 고문당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사는 현재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이다.


그는 "무기징역을 선고한 것에 대한 책임을 못 느끼느냐"는 제작진 물음에 "지금 그런 걸 물어서 뭐하느냐. 대답할 게 별로 없다.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 정말"이라고 책임을 회피에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인사이트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그알' 방송 직후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평범한 시민을 억울하게 북한 간첩으로 몰고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은 또 다른 간첩 조작 사건이 재조명됐다.


그중에서도 1980년 '신귀영 간첩 조작사건'이 화두에 올랐다. 


당시 외항 선원이었던 신귀영 씨는 60~70년 대 일본 항구에서 조총련계 친척을 만났다는 이유로 강제 연행됐다.


경찰은 신씨 일가에게 조총련 간부 신 아무개의 지령을 받아 65년에서 79년까지 군사기밀을 탐지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씌웠다.


각종 고문과 불법 감금에 시달린 이들은 결국 '간첩'이라고 허위 자백했고, 법원은 신씨에게 징역 15년형을 나머지 일가족에겐 징역 10년과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5년 등을 선고했다.


인사이트MBC 뉴스데스크 


독재정권의 추악함이 드러난 이 사건은 무려 29년 만인 2009년이 되어서야 무죄로 밝혀진다.


신씨 일가의 명예 회복을 위해 나선 건 한 인권 변호사였다. 그는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다.


신씨는 1994년 인권 변호사 문재인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고, 문 변호사는 생계가 어려운 신씨 일가를 위해 자신의 사비까지 털어가며 변호에 나섰다.


훗날 신씨는 "진실을 밝힐 때까지 뒤를 봐주겠다는 그 마음에 안도감이 들었다"며 지금은 대통령이 된 문 변호사에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인사이트KBS 1TV 특집 '제19대 대통령 당선인 문재인' 


물론 무죄를 받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대법원은 "고문으로 허위진술 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94년, 97년 두 차례나 재심을 기각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13년간 철저한 자료조사를 거듭한 문 변호사는 끝내 2007년 신씨의 무죄를 입증해낸다.


문 대통령 역시 이 사건을 자신의 변호사 생활에서 가장 뜻깊은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제19대 대통령 당선 기념 KBS 1TV 특집 인터뷰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바쳐서라도 그 억울함을 밝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변호사 하는 동안 거둔 아주 큰 보람 중에 하나였다고 생각한다"는 소회를 전했다.


한편 법원은 29년 만에 누명벗은 신씨 일가에 37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인사이트KBS 1TV 특집 '제19대 대통령 당선인 문재인' 


'그알'이 공개한 독재 정권 '고문가해자 집'과 '고문피해자 집''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공개된 과거 군부독재 시절 고문 가해자의 집과 피해자의 집이 시청자 사이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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