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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이 공개한 독재 정권 '고문가해자 집'과 '고문피해자 집'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공개된 과거 군부독재 시절 고문 가해자의 집과 피해자의 집이 시청자 사이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무고한 국민의 인권을 짓밟았던 박정희·전두환 정권.


당시 '간첩 조작사건'에서 활약했던 판사의 집과 억울하게 고문을 당하고 옥살이를 해야 했던 피해자의 집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옛 치안본부 대공수사처에서 자행된 불법 고문 수사의 피해자들과 가해자들의 삶을 추적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과거 무고한 피해자들에게 직접 고문을 가했던 수사관들 외에도 이들의 행태를 용인한 간접적인 '고문가해자' 검사와 판사들에 주목했다.


당시 검사와 판사들은 피해자들이 불법 고문으로 인해 거짓 자백을 했다는 사실을 묵인, 방관하며 무기징역 등 중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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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들 대부분은 처벌을 받기는커녕 탄탄대로를 걸었고 주요 요직을 거치며 현재에도 권력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중 제작진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주목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대한민국 사법부의 최고 위치인 대법원장으로 부임했던 인물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과거 강희철 간첩 조작사건, 김동휘 사건, 이원이 사건, 조득훈 사건, 오재선 사건 등 여러 간첩 조작사건의 재판을 맡았다.


특히 1986년 강희철 사건의 경우 양승태 당시 부장판사는 무고한 시민이었던 강희철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강씨는 13년 동안 옥살이를 한 뒤 지난 2008년에야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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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같은 전적으로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해 '반헌법 행위 집중검토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제작진은 그런 양 전 대법원장을 만나기 위해 직접 그가 사는 자택으로 찾아갔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양 전 대법원장의 집은 한눈에 봐도 부촌인 마을 한가운데 자리해 있었다. 서양풍 외관의 3층짜리 고급 개인 주택이었다.


반면 그 직후 카메라에 잡힌 독재정권 당시 고문 피해자의 집은 제작진이 몸을 굽혀 들어가야 할 정도로 좁고 작은 수준이었다.


햇볕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응달에 자리한 집은 내부도 열악했다. 거실이나 부엌의 구분은커녕 방 한 칸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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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 집에 사는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 김장호 할아버지는 과거 간첩 혐의로 50일간 고문을 당하고 16년간 감옥 생활을 했다.


김 할아버지는 현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살고 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적나라하게 비교되는 두 집의 간극에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이게 대한민국의 정의인가"라며 분노를 금치 못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양 전 대법원장이 재임 중이던 지난 2013년 대법원은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피해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6개월 안에 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2011년 취임 당시 "재판은 한 번으로 결론 내는 게 원칙"이라며 "패소한 측이 상소를 거듭해 인적, 물적인 낭비가 막대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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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6개월 이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로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들은 손해배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으며, 심지어 이미 받은 배상금을 이자까지 쳐서 돌려줘야 하는 일도 생겼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진도가족간첩단 조작사건의 피해자 허현 할아버지는 실제로 "배상금을 받았다가 다시 반환하라고 해서 논밭을 팔아서 갚았다"고 전했다.


허현 할아버지는 지난 1981년 어느 날 갑자기 끌려가기 전까지는 가족과 김 양식을 하던 평범한 어부였다. 


허 할아버지의 가족은 68일 동안 속옷까지 벗겨진 알몸 차림으로 전기고문, 물고문, 손톱 고문, 생식기 고문 등을 받고 거짓 자백을 강요당했다. 


이후 25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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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SBS '그것이 알고 싶다'


'그알' 악랄했던 보안사 고문…"만삭 아내까지 취조했다"군사 독재 시절 '간첩 사건'을 위조하며 보안사 수사관들이 행했던 악행이 드러났다.


'그알' PD가 공개한 '친일파 후손집'과 '독립투사 후손집'SBS '그것이 알고 싶다' PD가 한눈에 봐도 비교되는 친일파 후손집과 독립투사 후손집 사진을 올려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