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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환자 구해야 한다" 불길 속에서 계단 20번 오르내린 60대 요양사

불길이 치솟던 밀양 화재 현장에서 자신의 환자를 구하기 위해 20번이나 옥외 피난 계단을 오른내린 요양사가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39명의 희생자를 낸 밀양 세종병원 참사 현장에는 수많은 의인들이 있었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불길 속에서 10여명을 구해낸 요양보호사 류연금 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지난 28일 조선일보는 화재 현장서 옥외 피난계단을 스무 번가량 오르내리며 환자들을 구출한 류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이날 류씨가 처음 느낀 감정은 '두려움'이었다고 한다. 치솟는 불길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은 누구나 류씨와 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하지만 그녀는 도망치지 않았다. "나 혼자 나가면 환자를 맡긴 보호자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이처럼 자신의 직업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 류씨는 5층 병실에서 간호사 등과 함께 환자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환자들이 유독 가스를 마시지 않게 하려고 이불로 둘둘 말고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게 했다.


그리고 불길이 번지지 않은 틈을 타 피난 계단으로 환자들을 인도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이를 위해 류씨는 옥외 피난 계단을 스무 번 이상 왔다 갔다 해야 했다.


류씨는 화재 직후 걸려온 딸의 전화도 "지금 사람 구해야 하니 전화 끊으라"고 말한 후 더 이상 받지 않았다.


구조대원들도 "위험하다"며 류씨를 말렸지만 그녀는 계속 건물 안으로 계속 뛰어들었다.


이렇게 류씨가 대피시킨 사람은 10명이 넘었다. 더는 환자를 대피시킬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그녀는 그제야 옆 건물 요양병원에 있던 남편의 생존을 확인한 후 가슴을 쓸어내렸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그녀는 목이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느껴 찾은 병원에서 "유독가스를 많이 마셨다"는 진단을 받고 현재 입원한 상태다.


이 같은 행동에 대해 류씨는 인터뷰에서 "'나도 나이가 들 텐데'라고 생각하니 책임감이 달라졌다"고 전해 보는 이들을 숙연케 했다.


한편 이날 참사 현장에는 류씨 외에도 수많은 의인들이 나타났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평소 "환자와 결혼했다"고 말할 정도로 간호사 일을 좋아하던 故 김점자 씨는 사람들을 대피시키다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한 채 숨을 거뒀다.


또 사다리차를 몰고 다른 환자들을 구하다가 정작 자신의 장모는 구하지 못한 정동하 씨 역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지막 순간까지 밀양 화재 현장서 환자 구하다 숨진 故 김점자 간호사'환자와 결혼했다'고 말할 정도로 사명감을 갖고 있던 '백의의 천사'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장모님 못 구해 비통"···밀양 화재 현장서 '사다리차'로 환자 10명 탈출 시킨 시민 영웅밀양 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뚫고 사다리차를 올려 환자들을 구한 영웅이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