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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 못 구해 비통"···밀양 화재 현장서 '사다리차'로 환자 10명 탈출 시킨 시민 영웅

밀양 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뚫고 사다리차를 올려 환자들을 구한 영웅이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아비규환 속에서 사다리차를 올려 환자 10명의 목숨을 구한 의인이 있다.


지난 26일 경남 밀양의 한 병원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수많은 목숨을 구한 정동하(57) 씨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그는 당일 오전 7시 40분경 처제로부터 "어머님이 입원한 병원에 불이 났다"는 문자를 받았다.


사다리차를 운영하는 정씨는 그 즉시 부인과 함께 사다리차를 몰고 집에서 약 2km가량 떨어진 세종병원으로 향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연기가 자욱한 그곳에는 정씨의 장모인 강모(88) 씨가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가 7시 50분경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까만 연기가 건물 전체를 감싸고 있어 진입조차 힘들었다.


정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장모님이 있는 3층은 접근이 어려워 고층 환자들부터 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병원 직원과 환자들이 창문과 옥상에서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소리가 들리는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정씨는 침착하게 행동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그는 사다리차 짐칸에 시민 1명을 태워 올려보냈고, 그 시민은 건물 5층 창을 뜯어내 환자들을 구출했다.


정씨는 사다리차 짐칸에 한 번에 2명씩 환자를 태웠고, 총 10명을 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씨의 장모 강씨는 구조되지 못하고 3층에서 끝내 숨을 거뒀다.


당시 그의 처남은 병원 3층으로 달려가 환자들의 탈출을 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정씨는 "생사의 갈림길에 선 사람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며 "처남과 함께 연기를 마셔가며 구조작업을 했는데 장모님을 구하지 못해 비통한 마음이다"고 심경을 전했다.


아내 엄모(55) 씨 역시 "위험을 무릅쓰고 할머니 등 환자를 구했지만 엄마를 구하지 못해 가슴이 찢어진다"고 털어놨다.


한편 부검을 마친 장모의 시신을 인도받는 데로 정씨 일가는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화재 일어난 밀양 병원 6층서 홀로 '환자 16명' 살린 간병 보호사37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사고 현장에서 16명의 목숨을 구한 간병 보호사가 있다.


장애 아들에 '밀양 참사'로 엄마 죽었다고 차마 말 못한 아빠의 절규'밀양 참사'로 숨진 故 이희정씨 가족의 사연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한다.


김소영 기자 so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