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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에 온 군인 4명에게 남편이 짜장면과 탕수육을 쏜 이유

"중국집에서 만난 군인들에게 남편이 저녁을 샀다"는 어느 아내의 이야기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한국계 미국인 남편이 중국집에서 만난 군인들에게 저녁을 사줬다는 어느 아내의 이야기가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르는 군인들에게 밥 사준 남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조금 전에 있었던 일로 글을 쓴다며 말문을 열었다.


"저는 한국 사람이고 남편은 한국 사람인데 미국 국적"이라고 밝힌 A씨는 저녁으로 외식을 하러 집 근처 중국집에 갔다고 말했다.


한창 먹던 중, 아직 앳돼 보이는 군인 4명이 가게에 들어왔다. 


한창 먹을 나이인 군인들은 짜장면, 짬뽕, 탕수육 등 갖가지 음식을 주문했다. 남편은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봤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윽고 부부는 군인 손님보다 먼저 식사를 마쳤다. 가게를 나서기 전, 남편이 군인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그러더니 "너무 고생하시는데 제가 이 저녁 사도 될까요"라고 군인들을 향해 정중히 물었다. 


뜻밖의 제안을 받은 군인들은 당황하면서도 "감사히 잘 먹겠다"고 대답했고, 남편은 이들의 식삿값을 전부 계산했다. 부부의 식사값 2만 8,000원을 포함해 총 9만 원이 나왔다.


가게를 나선 뒤 A씨는 남편에게 군인들의 식사를 왜 사줬냐고 물었다.


남편은 "난 미국 국적이라 군대도 가지 않았는데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미국에선 군인 식사 대접이 흔한 일"이라고 대답했다.


A씨는 "남편이 잘한 것인지, 괜한 일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글을 끝맺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사연을 접한 이들은 "마음씨가 따뜻하다"며 입을 모아 A씨의 남편을 칭찬했다.


특히 A씨 남편의 나라인 미국처럼 한국에서도 군인을 우대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다. 


미국에서 군인이라고 하면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뿐만 아니라 민간인에게 해당하지 않는 각종 경제적·사회적 혜택을 받는다. 


이는 병역 제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자원입대 제도인 '모병제'로 군 인력을 운용한다. 


한국은 남자라면 누구나 의무로 군 복무를 이행해야 하는 '징병제'다. 모두 해야 하는 군 복무기 때문에 특별 대우를 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물론 모병제와 징병제의 의미는 다를 수 있다. 부와 권력을 가진 이들은 가능하면 군대 면제를 위해 편법을 쓰는 게 한국 사회의 현실이기도 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러나 우리 군인들이 전시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이 땅에서 청춘을 바쳐 나라를 지키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가슴에 새겨야 할 부분이다. 


2018년은 지난 1953년 휴전이 성립된 지 65년이 되는 해다. 휴전일 뿐, 종전이 아니다. 언제 전쟁이 발발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특수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매일 밤 편안히 잠자리에 들 수 있는 것은 바로 국군 장병들의 피땀 어린 희생 덕분이다.


휴가를 나온 장병을 마주쳤다면 한 끼 대접은 하지 못하더라도 '군바리'라며 비웃거나 조롱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A씨 남편의 사소한 친절이 누리꾼들에게 더욱 따뜻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추위 속, 오늘도 국군 장병들은 밤을 새워가며 경계를 지키고 서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식당에서 밥 먹는 군인 보고 서로 밥값 내겠다고 나선 시민들밥을 먹고 있는 군인들을 본 식당 손님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밥값을 내겠다고 나섰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